서론
이비인후과 영역에서 로봇을 이용한 수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그 활용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복강 또는 흉강과 달리 이비인후과 영역에서는 경구강,1) 후이개 접근법2) 등이 활용되므로 좁은 공간에서 로봇 팔을 작동시켜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왔다. 다빈치(da Vinci) single port(SP)는 Intuitive Surgical(Sunnyvale, CA, USA)에서 개발한 로봇 수술 시스템으로 기존의 다빈치 시스템과 달리 단일 포트(single port)를 사용하여 로봇 시스템을 최소 침습적인 수술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였다고 평가받고 있다.3,4) 2014년 처음 소개된 이후로 먼저 비뇨기과 수술5)과 경구강 로봇 수술(transoral robotic surgery, TORS)6)이 2018년 미국에서 FDA 승인을 받은 이후로 다양한 영역의 수술에 활용되고 있다. 2024년에는 유럽에서도 복강, 흉강, 경구강 이비인후과, 경항문 대장직장(transanal colorectal), 유방 수술에서 허가를 받았다.4)
본 종설에서는 기존의 다빈치 시스템과 비교하여 다빈치 SP 시스템의 특징들을 살펴보고 이비인후과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본론
다빈치 SP 시스템의 정식 명칭은 da Vinci SP, SP 1098 Surgical System(Intuitive Surgical)이며, 기존의 다빈치 로봇 시스템과 같이 patient-side cart, surgeon’s console, vision cart로 구성된다(Fig. 1). Patient-side cart는 25 mm 직경의 단일 포트에 다관절의 굴곡형(articulating) 카메라(12×9 mm)와 3개의 6 mm 이중 관절형(double-jointed articulating endowristed) 기구가 들어갈 수 있는 드라이브(drive)로 구성된다(Fig. 2).3) Surgeon’s console은 3D-HD 스크린으로 이미지를 제공하며 로봇 포트, 카메라, 수술 기구를 실시간으로 운용하는 역할을 한다. 기존의 Xi 시스템과 다른 점은 virtual navigator가 있어 카메라와 로봇 기구들의 위치를 모니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하여 기구 간의 충돌을 최소화할 수 있고 기구가 시야에서 벗어난 경우에 그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Fig. 3). Vision cart는 이전의 시스템과 같은 디자인을 유지하고 있다.
다빈치 SP의 가장 큰 특징은 하나의 포트에서 내시경 카메라를 포함한 최대 4개의 로봇 팔을 삽입하여 작은 절개 또는 좁은 수술 공간에서도 최소 침습적인 수술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포트의 직경에 해당하는 25 mm 크기의 피부 절개 공간을 통해 좁은 곳으로 삽입이 가능하므로 이비인후과 영역의 구강과 같은 좁은 공간 내에서 비교적 쉽게 도킹(docking)이 되고 기구를 위치시키거나 작동하는 것이 더 용이하여 기존의 Xi 시스템에 비해 learning curve나 수술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Fig. 4).7) 이 단일 포트는 remote center를 기준으로 포트 내의 기구들이 360도 회전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붐(boom) 자체가 회전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 공간이 다소 넓더라도 재도킹(redocking)을 최소화하여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8,9) 포트는 체내로의 입구(entry point)에서 약 10 cm 거리를 두도록 되어 있는데, 수술 부위가 포트 캐뉼라에서 10 cm 이내에 위치하는 경우에는 기구들의 작동 범위(range of motion)가 제한될 수 있다.10)
다빈치 Xi 시스템에서는 로봇 팔의 개수만큼 remote center가 발생하고 이들을 하나의 수술 부위로 집중시켜야 했다. 그러나 다빈치 SP에서는 하나의 remote center가 지렛대 역할을 하여 포트 내의 로봇 팔들의 위치를 조율하게 된다(Fig. 5A). 또한, custom remote center(CRC) 기능을 활용하면 원하는 위치에 remote center를 설정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TORS를 시행할 때 수술 부위가 깊은 경우에는 입술에서 약 10 cm 떨어져 있는 remote center를 입술 부위로 변경할 수 있다. 로봇 팔 하나를 밀어 넣어 기구 끝 부분을 CRC로 하고자 하는 부위에 두고(Fig. 5B) console에서 CRC를 누른 후 팝업 창에서 ‘set’을 누르면 새로운 CRC가 설정된다(Fig. 5C). 해당 내용은 Intuitive사에서 제공하는 동영상11)에서 자세하게 볼 수 있다.
다빈치 SP의 다관절 팔은 360도 회전과 다방향 조작이 가능한데, 인체의 손목(wrist)과 팔목(elbow)에 해당하는 관절이 함께 작동하므로 좁은 공간 또는 복잡한 해부학적 공간에서도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Fig. 6). 다빈치 SP 시스템에서 사용 가능한 기구에는 Cadiere forceps, round tooth retractor, Maryland and fenestrated bipolar forceps, scissors, spatula and hook monopolar cautery instruments, needle driver, clip applier가 포함된다.4) 단, 다빈치 X나 Xi 시스템에서 사용 가능했던 Harmonic curved shears는 다빈치 SP에서 사용할 수 없다.
다빈치 SP에서는 하나의 포트라는 제한된 공간 내에 4개의 기구들이 작동하므로, 기존의 Xi 시스템에 비해 기구들이 움직일 수 있는 범위(working space)가 좁다. 따라서, 로봇 팔의 제한된 활동 반경에서 수술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포트나 내시경 카메라를 적절하게 위치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Fig. 7).10)
카메라는 관절이 고정된 상태로 움직이는 ‘camera adjust’와 카메라의 관절을 움직일 수 있는 ‘camera control’로 위치를 설정할 수 있다.10) Camera control은 surgeon console에서 카메라 발판을 누르면서 우측 손목을 우회전 하면 실행되며 다른 로봇 팔과 독립적으로 카메라의 위치를 설정할 수 있다. 수술 기구들의 위치에서 벗어나서 시야 확보가 필요한 경우에는 ‘cobra mode’를 작동시킬 수 있다. 수술 범위가 넓어서 카메라 위치 조절만으로 수술 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relocation’ 기능을 활용하여 trocar 전체를 원하는 곳으로 이동시킬 수도 있다.10) 이를 위해서는 console에서 카메라 발판을 누르면서 우측 손목을 좌회전하면 실행되며, 카메라 발판을 누른 상태에서 trocar 자체의 위치를 필요한 곳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
포트 내의 기구들은 360도 회전이 가능한데 수술 시야 또는 절제 부위에 따라 내시경과 기구들의 위치를 회전시켜 활용할 수 있다. 제한된 공간 내에서 절제 부위의 상방을 박리한 후 하방을 박리할 때는 기구를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식으로 적용해 볼 수 있다.
수술 기구 간에 또는 수술 기구와 카메라가 서로 충돌하여 움직임이 제한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수술 기구들이 각각의 사분면 내에서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virtual navigator로 확인하면서 수술을 진행하면 이러한 충돌을 최소화할 수 있다.10) 그럼에도 기구의 움직임이 제한되는 경우 앞서 기술한 카메라의 relocation이나 adjustment이 필요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