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이관은 중이강과 비인두를 연결하고 중이 환기를 제공하는 관으로, 기능적으로는 중이 압력의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1,2) 이관이 적절한 중이 환기를 제공할 수 없을 때 이관기능장애(Eustachian tube dysfunction, ETD)가 발생하는데, 이관기능장애의 증상은 이 충만감, 이명, 청력감소 등으로 성인의 0.9%–4.6%에서 경험한다.3,4) 비과 질환 중에서는 만성 부비동염이나 비중격만곡증은 이관기능의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5) 실제로 만성 부비동염 환자에서 15%–49%에서 이과적 증상을 경험하는데, 이는 만성 부비동염 환자에서 염증의 증가와 점액으로 인해 정상적인 이관의 기능을 방해하기 때문이다.5) 이런 현상은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된다. 비중격만곡증은 이비인후과 영역에서 가장 흔한 질환 중의 하나이며 유병률은 성인 인구의 20% 이상으로 몇몇 연구에 의하면 비중격만곡증은 중이 환기의 감소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6,7) 비중격만곡증은 만곡의 형태나 방향, 만곡의 정도 등 형태학적 다양성이 크고, 이는 치료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6) 하지만 지금까지의 연구에서는 비중격만곡증의 세부적인 형태학적 차이와 이관기능장애의 연관성이나, 비중격만곡증으로 인한 이관기능장애의 원인이 해부학적인 변형 그 자체인지, 해부학적 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기류변화 등 다른 인자들이 관여하는지 등에 대한 연구는 부족하다. 이에 저자들은 이들 사이의 연관성을 살펴보는 연구를 진행하고자 하였다.
연구대상 및 방법
이 연구는 비중격만곡증 수술을 위해 본원 이비인후과를 내원한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환자는 소아 인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관의 성장 부작용을 피하기 위해 18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암 또는 두경부 방사선 치료 병력, 고막 천공, 장액성 중이염, 비용종, 알레르기성 비염, 만성 부비동염, 활동성 상부 기도 감염이 있는 환자와 이전에 비중격 성형술, 내시경 부비동 수술 또는 고막 성형술을 받은 환자는 제외하였다.6) 포함된 50명의 환자 중 88%는 남성(n=44)이었고 12%는 여성(n=6)이었다.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남자 29.75세, 여자 36.66세였고, 검사 간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한 명의 이비인후과 의사가 분석을 수행하였다. 이 연구는 기관심사위원회(IRB)의 승인(BSM2022-06)과 모든 환자로부터 사전 동의를 얻었으며, 윤리위원회의 승인(BSM2020-02)을 받아 진행하였다.
4 mm 0도 로드 렌즈 내시경을 이용하여 비강 내시경 검사를 체계적으로 시행하였다. 비중격편위의 유무를 평가하고 편위의 형태와 방향을 검사하였고, 부비동염이나 알레르기 비염 소견, 용종 및 종양의 유무를 검사하였다.
CT(computed tomography) 검사는 CT 스캐너(Toshiba Medical Systems, Tokyo, Japan)를 사용하였다. CT 매개변수는 120 kVp, 100–150 mA, 0.5 mm였고, 인접 축 슬라이스 두께, 512×512 매트릭스 크기 및 시야 240의 이미지를 얻었다. 회전, 굴곡 또는 확장이 없는 앙와위 자세, 측면 및 관상 영상을 사용하여 분석했다. 비중격만곡에 따른 편차를 배제하기 위해 Guyuron 분류에 따른 cephalo-caudal C자형만을 분석하였다.8) 만곡 각도는 3개의 수직 기준 평면 즉 전비극, 코바닥의 중심점(전비극과 후비긍의 중간), 후비극에서 측정되었다(Fig. 1). 비중격만곡증의 각도는 관상 CT 영상에서 정중선과 가장 만곡이 심한 부분 사이의 각도로 정의하였다(Fig. 2).9)
이경 검사를 통해 귀지 매복, 중이염, 고막 비정상 또는 천공 유무를 관찰하고 삼출성 중이염을 배제하고 고막 움직임을 확인하기 위해 pneumatic otoscopy 검사를 시행하였다.
결과
대상자 50명의 환자 중, 이관기능 검사상 이관기능장애를 보이는 환자는 총 21명(42%)으로, 우측 10명(20%), 좌측 11명(22%)이었으며, 양측의 이관기능장애를 보이는 환자는 없었다(Table 1). 비중격만곡의 방향과 이관기능장애 방향과의 관계에 대한 교차분석에서는, 양측 어느 방향에서도 유의한 결과를 나타내지 않았다(Table 2). 또한 이관기능장애가 있는 군의 환측의 이관기능 검사 압력차이값과 비중격만곡의 각도 간의 상관분석에서 비중격만곡의 전, 중, 후방, 그리고 가장 심한 곳에서도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으며, 방향에 관계없이 이관기능장애가 있는 환자의 이관기능 검사 압력차이를 비중격만곡의 각도와 비교했을 때도 유의한 상관관계는 없었다(Table 3). 비중격만곡의 각도를 편측의 이관기능장애가 있는 군과 이관기능장애가 없는 군으로 나누어 분석했을 때도 유의미한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다(Table 4). 수술 전 비내시경 소견상 창백한 점막, 수양성 비루 등이 확인된 경우는 이관기능장애가 있는 군에서 8명, 이관기능장애가 없는 군에서 11명이었으며, 알레르기 비염이 동반되었을 것으로 고려하여 비교하였을 때도 유의한 상관관계는 없었다(Table 5). 수술 전 이관기능장애가 확인되었던 군 중 수술 후 이관기능검사를 시행한 환자는 7명이었으며, 그중 5명의 환자에서 수술 후 이관기능장애가 정상으로 회복되었으며 나머지 2명의 이관기능장애도 그 정도가 감소하였음이 확인되었으나, 이 결과 또한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Table 6).
Normal endoscopic finding (n=19) | Endoscopic finding consistent with allergic rhinitis (n=31) | p-value | |
---|---|---|---|
Normal (n=29) | 11 | 18 | .604 |
ETD (n=21) | 8 | 13 | .559 |
고찰
이관은 중이의 압력 조절과 환기에 관여하여 비인두와 균형을 이루고 중이 점막 가스 교환에 관여한다.6) 또한, 이관은 근육 연동 운동을 수행하여 중이 분비물의 상당 부분을 제거하고, 점액 섬모의 움직임을 향상시켜 모든 감염 또는 염증 과정으로부터 중이를 보호한다.6)
이관기능장애의 유병률은 성인 인구의 최소 5%에 영향을 미치고 일반적으로 비중격만곡증의 유병률은 80%에 달하는데, 코막힘과 이관기능장애를 동시에 겪는 환자들이 많다.7) 비강 상태 즉, 알레르기 비염, 만성 부비동염, 비중격만곡증 등은 이관 주변의 점막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관기능장애의 요인이 될 수 있다.7) 이관기능의 평가는 정해진 검사법은 없지만 다양한 방법이 사용할 수 있다.9–11) 임피던스 청력 검사 또는 귀 병리에 대한 특정 그래프를 이용하여 이관기능을 평가할 수도 있다.12) C형 고실도(type C tympanogram)는 증상은 없지만 중이 기능 장애가 있는 경우를 비교적 잘 반영한다.12,13) 또한, Valsalva 혹은 Toynbee를 이용한 팽창테스트(inflation test with Valsalva or Toynbee maneuver)는 수행하기 쉽고 이관기능의 임상 평가 및 학술 연구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는데 저자들도 이 방법을 이용하였다. 고실 측정에서 음의 중이관 압력이 이관기능장애를 나타낼 수 있지만 진단은 대부분의 경우 임상적인 면을 참고로 하는데, 최근 이를 바탕으로 McCoul 등은 2012년 ETDQ(Eustachian Tube Dysfunction Questionnaire)-7을 제안하였으며, 이는 환자가 보고한 증상을 포함하고 이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검증되었다.7,14) 이관기능장애의 원인은 다양하다.1,5) 그중 비중격만곡증이 이관기능장애의 원인일 수 있다는 여러 연구들이 제시되고 있다.5,6,9–11) 저자들의 연구결과도 대상자 50명의 환자 중, 이관기능 검사상 이관기능장애를 보이는 환자는 우측 10명, 좌측 11명, 양측 중 어느 한곳이라도 장애를 보이는 환자는 21명으로 전체의 42%에 달하였다. 반면 코막힘과 이관기능 사이에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연구결과도 있어 아직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15) 비중격만곡증이 이관기능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은 다음과 같이 설명된다. 비중격이 휘어지면 비강의 부드러운 섬모 움직임을 방해하고, 점막의 건조, 코 점액의 점도 감소, 자율 신경 기능 장애 등이 발생하며, 비강 분비물이 정체되어 염증이 생길 수 있다.16) 이에 따르는 기류 문제와 염증은 이관의 개방에 영향을 주어 염증의 심화와 이관의 폐쇄, 이관기능의 변화를 초래하게 된다.16) 실제로 많은 연구자들이 비중격 성형술 후 이관기능의 변화에 대해 연구했는데 일부 저자는 비중격 성형술이 이관기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제안하는 반면, 다른 저자는 수술 후 이관기능의 개선을 보고하였다. Davari와 Behnoud는 비중격 성형술을 받은 70명의 환자의 이관기능을 평가하여, 중이 압력에서 유의한 변화를 발견하지 못했고, 또한 이관기능에 큰 변화가 없음을 보고했다.17) 한편, 다른 많은 연구에서 중이 성형술 후 중이 환기 및 이관기능의 개선을 보였다고 보고하였는데, Low와 Willatt는 비중격 성형술을 받은 40명의 환자의 대상으로, Salvinelli 등은 전향적 연구를 통해 비중격 성형술 전후에 Toynbee와 Valsalva법으로 이관기능을 평가하여 수술 후 이관기능이 크게 개선되었다고 하였다.9,18) 보다 최근의 연구에서 Akyıldız 등은 비중격만곡증이 있는 환자에서 이관기능장애의 비율이 더 높았고 비중격 성형술 후 결과가 개선되었음을 보고하였다.19) 하지만 이들 연구의 대부분은 수술 전후 환자를 비교한 것으로 이는 비중격만곡증이 없는 대조군을 구하기가 어렵고, 비중격의 만곡이 교정되었음을 확인하였을 뿐 그로 인한 기류나 염증 상태의 변화 등은 고려되지 못했다는 단점이 있다. 또 다른 연구에서 Son 등은 메타분석에서 비중격이 만곡된 쪽이 이관기능장애를 일으킬 가능성이 약 2배 정도라고 하였다.15) 저자들의 연구결과 해부학적 변이의 방향과 이관기능장애는 연관성이 없다는 결론을 얻었는데, 이는 단순히 비중격이 만곡되었다고 그 뱡향의 이관이 장애를 받는 것이 아니라 비중격의 형태학적 변화에 따라 발생한 기류변화, 염증 등 다양한 인자들이 관계할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에서는 이전 연구와는 다르게 CT를 통하여 만곡의 위치, 방향, 정도를 세분화하여 분석하였으나, 대상자의 수가 50명에 불과하여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내기에 부족했다는 단점이 있어, 향후 보다 큰 규모의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 외에도 이관기능장애를 측정하기 위한 다양한 검사 방법을 사용해 보지 못했고, 특히 임상적 사항을 고려한 ETDQ-7 등을 사용하지 못한 점, 수술 전후 이관기능 검사의 변화를 확인한 대상자의 수가 적었다는 점 등이 개선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알레르기 비염과 같은 비강 내 점막의 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요인들 또한 세부적으로 분석해보아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에서는 비중격만곡증과 이관기능장애의 연관성을 발견하지 못했지만, 더 많은 대상자를 모집하여 비중격의 해부학적 변이뿐만 아니라 그에 수반되는 기류변화나 염증 등 여러 인자들과 임상증상이나 동반질환 등과 같은 요소들을 고려하고, 이관기능장애의 다방면적인 분석을 통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