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골종(osteoma)이란, 성숙한 치밀골(compact bone) 혹은 해면골(cancellous bone) 조직으로 이루어진, 일반적으로 천천히 자라는 양성 종양을 말한다. 골종이 골조직이나 연골 조직이 없는 인두부에서 발견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며, 특히 설 기저부의 골종은 Monserrat가 1913년에 증례를 처음 보고한 이래 100예 미만의 증례만이 보고될 정도로 드문 종양이다. 국내 이비인후과 영역에서도 소수만 보고된 드문 질환으로, 저자들은 23세 여성의 설 기저부에서 발생한 골종 1예를 문헌 고찰과 함께 보고하고자 한다.1,2)
증례
23세 여자 환자가 4개월 전 발생하여 지속되는 인후통, 인두 이물감을 주소로 본원 이비인후과 외래를 방문하였다. 문진상 고지혈증 외 특이 병력은 없었으며 흡연력도 없었다. 내원 당시 시행한 후두경검사상 설 기저 중앙부의 장경 1 cm 정도의 회백색의 표면이 매끄럽고 울퉁불퉁하며 단단한 종물이 확인되었으며, 이외 다른 인후두의 이상 소견은 확인되지 않았다(Fig. 1). 해당 종물이 위치하는 부위와 환자가 호소하는 인두 이물감의 부위 간에 연관성이 있어, 해당 종물의 제거를 통하여 인두 이물감 및 인후통의 호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해당 종물의 부위상 구역 반사 등으로 인하여 국소마취하 접근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어 전신마취하 절제를 계획하였으며, 전신마취를 위하여 시행한 혈액검사, 요 검사, 흉부 단순 X선 촬영, 심전도 검사상 이상 소견은 확인되지 않았다.
저자들은 전신마취를 시행한 후 딩만 개구기(Dingman retractor)를 환자의 구강에 설치하여 환자의 설 기저부를 노출시켰으며, 단극성 전기소작기를 이용하여 해당 종물을 절제한 후 출혈 조절을 시행하였으며 수술을 마쳤다. 종물을 절제할 시 설 기저부의 점막과 연결되어 있는 매우 짧은 부착 부위가 확인되었으며, 종물은 단극성 전기소작기로 매우 쉽게 설 기저부로부터 박리되어 분리되었으며 주위 조직으로의 침범은 확인되지 않았다.
수술 후 절제된 종물에 대하여 H&E 염색을 시행하여 광학 현미경적으로 병리조직검사를 시행하였다. 검사 소견상 설 기저부에서 정상적으로 확인되는 편평상피세포와 그 안쪽의 섬유질 간질세포(fibrous stroma)로 둘러싸인 치밀골 구조가 확인되었으며, 치밀골 구조에서는 골세포(osteocyte), 골모세포(osteoblast) 및 파골세포(osteoclast)로 이루어진 하버시안관(Haversian canal)이 확인되어 골종으로 진단하였고, 해당 부위는 원래 골 조직이 정상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부위이므로 최종적으로 골성 이소종으로 진단하였다(Fig. 2).
환자는 수술 후 1일 차에 특별한 합병증 없이 퇴원하였다. 수술 1주일 후 외래 추적 진료를 시행하였으며, 진료 시 수술로 인한 설 기저 중앙부의 통증 외 수술 전 호소하던 인두이물감은 소실되었다. 진료 2주 후 외래 추적 진료를 시행하였으며, 수술 전후 호소하던 설 기저부의 통증 또한 호전된 상태로 특별히 호소하는 증상이 없으며 재발 및 다른 합병증은 확인되지 않아 안정적인 상태로 판단되어 추적을 종료하였다.
고찰
구강 및 인두 부위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양성 종양이 발견되나, 금번 보고한 사례와 같이 골성 질환이 발견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와 같은 골성 질환은 골종, 연골종(chondroma) 및 골연골종(osteochondroma) 등으로 분류된다.3) 두경부 영역에서 확인되는 골종은 부비동에서 그 빈도가 가장 높으며, 이외에도 외이도, 안구, 측두골, 날개돌기(pterygoid process) 등에서 드물게 발견된다.4) 혀 부위에서 발견되는 골종은 1913년 Monserrat가 첫 사례를 보고한 이후 100예 미만만이 보고되었을 정도로 드문 질환이다. 국내에서도 1971년 Krolls 등은 금번 사례와 같은 설 골종 9예를 보고하면서, 이에 대하여 골성 이소종(osseus choristoma)이라는 명칭으로 다르게 기술하였다.5) 이소종이란 원시세포(primordial cell)에서 기원하는 정상적인 조직이 해부학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비정상적인 위치에서 성장하는 종양을 일컫는다. 두경부 영역에서 발생하는 이소종은 일반적으로 뼈, 연골, 위 점막, 아교 조직(glial tissue) 및 피지선 등의 조직으로 구성된다.6) Krolls가 설 기저부의 골종을 골성 이소종으로 다르게 기술한 이유는 다음과 같은데, 골종이라는 용어는 일반적으로 골격 구조로부터 과증식한 골성 종양을 말하며, 금번 사례와 같이 골격 구조로부터 기원한 것이 아니고 해부학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곳에서 발생한 종양을 설명하는 데에는 부적합하기 때문이라고 하였으며, 이로 인해 골성 이소종이라는 용어를 도입하였다고 기술하고 있다. 따라서 본 증례보고에서도 골성 이소종이라는 용어가 더 적합할 것으로 판단하였다.
혀에서 발생하는 골성 이소종은 일반적으로 10–20대 때 주로 발견되며, 남성보다 여성에서 약 3배 정도 많이 발견된다고 알려져 있다. Vered에 의하면 혀에서 골성 이소종이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부위는 혀막구멍(foramen cecum of tongue)과 성곽유두(circumvallate papilla)에 인접한 설 배부의 뒤쪽 1/3 부분이며(67.5%), 혀의 가쪽 경계(25%), 혀의 중간 1/3 부분(7.5%) 순으로 발생 범위가 분포한다고 하였다.7,8) 혀의 골성 이소종의 크기는 장경 3 mm부터 50 mm까지 다양하게 분포하며, 보통 정상 골조직이 정상적인 구강 점막으로 둘러싸여 있고, 금번 사례처럼 유경성(pedunculated) 형태로 혀와 이어져 있는 경우도 있으며, 무경성(sessile) 형태로 이어져 있는 경우도 보고되었다. 대부분 무증상으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가장 많으며, 46% 정도의 환자에서는 이물감이 발생하였다. 이외에도 연하곤란, 구역, 통증, 오심 등의 증상도 드물게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9,10)
혀의 골성 이소종이 발생하는 정확한 병태생리는 현재 확실하게 밝혀져 있지 않으나, 이를 설명하기 위한 몇 가지 이론들이 제시되었다. 첫 번째로는 Monserrat 등이 주장한 바로, 발생학적으로 혀의 전방 2/3는 첫 번째 새궁(first branchial arch)에서 기원하고, 후방 1/3은 세 번째 새궁(third branchial arch)에서 기원한다. 이렇게 혀가 발생하는 과정에서 새궁의 다능성 세포(pluripotential cell)가 정상 골조직으로 분화되어야 하나, 일부가 고립되어 혀의 골성 이소종을 형성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대부분의 골종이 혀의 전후방 경계인 혀막구멍 근처에서 호발한다는 점이 이 이론을 뒷받침한다.11) 두 번째로는 Cataldo 등이 주장한 바로, 발생 과정에서 혀막구멍에서 경부로 하강하는 갑상선 조직이 일부 하강하지 못하고 설 부위에 잔존하며 이 갑상선 조직이 사춘기에 골화가 이루어져 골성 이소종의 형태로 발생한다는 주장이 있다.12,13) 이는 이소성 갑상선 및 혀의 골종이 모두 20대 여성에서 흔한 질환이며, 갑상선 결절 및 낭종에서 석회화가 흔하다는 점에서 이를 뒷받침한다. 다만 골성 이소종이 혀의 정중선 부근에서 발견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 이론만으로 혀의 골성 이소종의 발생을 전부 설명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세 번째는 Begel 등이 주장한 바로, 외상성 자극으로 인하여 발생한다는 주장이다. 이 주장에서는, 혀는 연하 및 발음 등을 위하여 빈번하게 움직여 외상에 취약하며, 이로 인하여 국소적인 염증이 지속되어 석회화가 발생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14) 실제로 의치와 연관되어 발생된 사례도 보고된 적이 있다.6) 그러나 Gorini 등에 따르면, 두 번째와 세 번째 이론에서 주장하는 병태생리만으로는 골성 이소종의 생성을 완벽하게 설명하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혀에서 발견되는 골성 이소종은 단순히 석회의 침착만으로 형성된 것이 아니며, 조직학적으로 성숙한 하버시안 계통이 관찰되는 정상적인 골 조직의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혀에서 발생하는 골성 이소종의 치료는 수술적 절제이다.15) 구강 내 다른 부위에서 발생한 골성 이소종의 경우 재발한 경우가 보고되었으나, 혀에서 발생한 골성 이소종의 경우에는 재발한 경우는 보고된 적이 없으며, 악성으로 변화된 경우도 보고된 바 없다.16)
본 증례보고에서는 설 기저부에서 발생한 골성 이소종 1예를 보고하였다. 혀의 골성 이소종은 최근 약 1세기 동안 100예 미만으로 보고된 매우 드문 종양으로, 질환의 발견과 치료가 어렵지 않으나 본 증례의 희귀성을 감안하여 추후 다른 증례가 발견되었을 때에도 적극적으로 보고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