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일반적으로 고식적 갑상선 절제술 후 출혈로 인한 혈종, 체액의 저류, 유미액 유출 등으로 인한 급성 기도 폐색의 위험을 줄이는 목적으로 배액관을 삽입하는 경우가 많다.1,2) 조기 출혈의 발생률은 약 0.3~1.0%로 알려져 있어 확률이 낮지만, 그 합병증이 급성 기도 폐색으로 이어져 뇌사 또는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등 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배액관을 삽입하는 경우가 많다.3) 배액관 삽입의 추가적인 장점으로 수술 부위의 무효 공간(dead space)이 줄어들어 회복에 도움이 되며, 술 후 발생 가능한 혈종(hematoma), 장액종(seroma) 등을 흡인(aspiration) 또는 압박 치료의 필요성이 줄어든다는 점이 있다.4) Karayacin 등의 연구에 따르면 갑상선 전 절제술 및 중심경부절제술 후 배액관을 삽입하지 않은 537명의 환자 중 혈종이 발생한 환자는 37명으로 6.8%의 비율을 보였고, 그 중 4명에서 흡인 및 압박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5)
하지만 수술법이 발전하고 수술 기구 및 술 후 출혈을 막아주는 도구들의 발달, 그리고 배액관을 삽입함으로써 생기는 문제들로 인해 갑상선 절제술을 시행한 후 배액관을 삽입하지 않으려는 시도는 꾸준히 있어 왔다.6,7) 배액관을 삽입하게 되면 배액관 삽입부의 통증 및 흉터가 생기게 되며, 배액관으로 인한 감염의 위험에 노출되게 된다. 또한 배액관으로 인해 환자의 불편함이 가중될 수 있으며, 배액관을 제거해야 퇴원할 수 있기 때문에 배액관을 삽입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원 기간이 늘어난다.8)
이렇듯 배액관을 삽입하지 않을 경우 많은 장점이 있으나, 배액관이 없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갑상선 절제술을 시행한 후 배액관을 삽입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논란이 있어 왔다.1) 최근 들어 환자들의 관심이 갑상선 종괴의 치료뿐만 아니라, 미용적인 측면과 비용적인 측면에 점점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따라서 환자들의 이러한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 액와접근법, 양측 액와-유방접근법, 후이개접근법, 구강접근법 등을 통한 내시경 혹은 로봇 갑상선 절제술이 널리 시행되고 있으며, 고식적 갑상선 절제술을 시행했을 경우 배액관을 삽입하지 않는 방법이 점차 많이 시도되고 있다.9)
본 논문에서는 고식적 편측 갑상선 절제술 후 배액관의 삽입 여부에 따른 합병증 및 수술 시간과 재원 기간의 차이로 인한 비용효율적인 측면을 비교해 보고자 한다.
대상 및 방법
본 연구는 2015년 1월에서 2017년 12월까지 3년간 단일 병원에서 한 명의 숙련된 술자에 의해 갑상선 종괴를 주소로 편측 갑상선절제술을 시행받은 22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후향적 연구를 시행하였다. 편측 갑상선절제술을 시행한 환자군에는 중심경부절제술을 시행한 환자(167명)와 시행하지 않은 환자(53명)를 모두 포함하였다.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으로 혈종, 술 후 감염, 성대 마비, 저칼슘혈증을 조사하여 각각 비교하였다. 성대 마비는 수술 후 연성내시경을 통하여 성대의 움직임을 확인하였고, 혈중 칼슘 수치는 입원기간 중 매일 혈액검사를 통하여 측정하여 본원의 검사 기준에 따른 정상 범위를 기준으로 판단하였다. 성대 마비와 저칼슘혈증은 일시적인 경우와 영구적인 경우를 모두 포함하였으며, 모든 술 후 합병증은 재원 기간과 외래를 통한 경과관찰기간 동안 발생한 경우 모두를 연구대상에 포함하였다.
수술에 소요된 시간은 수술 부위에 절개를 넣은 시간을 시작으로 봉합이 종료되는 시점까지를 측정하여 기록하였다. 술 후 배액관의 유지 기간과 배액관 거치기간 동안의 총 배액량을 조사하였으며, 배액관은 폐쇄배액관(M-VAC, 100 ml, silicone, round, 3.2 mm(out)-1.6 mm(in), MOOHAN Biomedical, Korea)을 사용하였다. 매 24시간마다 배액량을 체크하고, 하루 배액량이 30 mL 이하가 되면 배액관을 제거하였다. 배액관은 제거할 때까지 음압을 유지하였고, 배액관을 제거한 날 퇴원을 진행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시간 비용적 측면에서 수술에 소요된 시간과 재원 일수를 조사하였다.
통계적 검증을 위해 Statistical Package for the Social Sciences version 18.0(SPSS, Inc., Chicago, IL)프로그램을 이용하여 chi-square test 및 independent t-test를 시행하였고, 통계학적 유의수준 95% 이상(p-value<0.05)으로 하였다.
결 과
편측 갑상선 절제술을 받은 총 220명의 환자 중 완전히 배액관을 삽입하지 않은 군(no drain group)은 118명, 배액관을 삽입한 군(negative drain group)은 102명이었다. 갑상선 종괴의 크기는 1 cm 미만, 1 cm~4 cm, 4 cm 초과로 나누었으며, 크기가 큰 비율이 높을수록 유의하게 배액관을 삽입한 비율이 높았고, 배액관을 삽입하지 않은 군에서 악성의 비율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 중심경부절제술 여부는 배액관을 삽입하지 않은 군이 배액관을 삽입한 군과 비교하여 유의미하게 높은 비율을 보였다. 임파선 또한 배액관을 삽입하지 않은 군에서 배액관을 삽입한 군과 비교하여 유의하게 많이 제거되었다(Table 1).
술 후 합병증에서는 두 군간에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술 후 발생할 수 있는 장액종, 혈종은 각각 1명으로 매우 적었으며, 술 후 감염 사례는 없었다. 일시적인 성대 마비는 두 군 모두 각각 5명이었고, 영구적인 마비는 없었다. 일시적인 저칼슘혈증은 배액관을 삽입하지 않은 경우 27명(22.9%), 배액관을 삽입한 경우 17명(16.7%)으로 두 군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Table 2).
수술시간, 재원기간 등의 비용 효율적 관점에서는 두 군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수술시간은 배액관을 삽입하지 않은 경우 평균 84.58분이 소요되었으나, 배액관을 삽입한 경우 평균 106.81분이 소요되어 수술시간이 길어졌다. 재원 기간 역시 배액관을 삽입하지 않은 경우 평균 5.34일이 소요되었으나, 배액관을 삽입한 경우 평균 6.58일이 소요되어 재원 기간이 길었고, 입원기간 중 총 배액량은 평균 92.54 mL였다(Table 3).
No drain (N=118) | Negative drain (N=102) | p-value | |
---|---|---|---|
Operation times (min) | 84.58±19.04 | 106.81±33.58 | <0.001* |
Amount of drain (cc) | 92.54±46.68 | ||
Hospital days (days) | 5.34±1.08 | 6.58±1.53 | <0.001* |
고 찰
외과적 수술을 하는 데 있어서 술 후 배액관을 삽입하는 것은 아주 보편적으로 이루어지는 일이다.10) 배액관을 삽입함으로써 혈액, 조직삼출물을 원활하게 배출시키는 것이 가능하고, 무효 공간(dead space)을 줄여 술 후 회복을 도울 수 있으며, 술 중 삽입하는 것이 어려운 술기를 요구하지도 않기 때문이다.11)
그 중에서도 갑상선절제술의 경우, 배액관을 삽입하는 것은 더 중요하게 여겨져 왔다. 갑상선은 1 g당 흐르는 혈액량이 약 5 mL로 일반적인 조직보다 약 50배 가까이 혈류량이 많으며, 성인의 경우 갑상선 무게가 약 50 g 전후로 내분비기관 중 가장 큰 기관이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술 후 출혈의 위험이 높고, 갑상선이 기관(trachea)에 바로 인접하여 위치하여 출혈 발생시 급성 호흡곤란을 일으켜 환자에게 극히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배액관을 삽입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1,12)
이러한 배액관 삽입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배액관을 사용하지 않기 위한 시도는 꾸준히 있어 왔다. 배액관을 삽입하지 않음으로써 술 후 발열, 감염, 통증을 줄이고, 환자의 불편함을 해소하며, 재원 기간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유방절제술이나 담낭절제술 등 술 후 출혈의 위험이 있고, 갑상선보다 큰 무효 공간을 보이는 수술에서도 배액관을 삽입하지 않고 술 후 환자의 불편함과 통증을 줄이고, 미용적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는 보고가 있다.13) 마찬가지로 갑상선 수술에 있어서도 이러한 시도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 Woo 등은 갑상선유두암으로 갑상선전절제술을 시행한 환자 62명을 대상으로 폐쇄배액관을 삽입한 군과 그렇지 않은 군을 비교한 결과, 배액량에서 폐쇄배액관을 삽입한 군에서 24-48시간 배액량이 높았으며, 이후는 동일하여 배액관을 삽입하지 않는 것이 배액량을 줄이고 빠른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하였다.3)
최근에는 지속적으로 갑상선 질환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에 있고, 여성 환자의 비율이 높아 질환의 치료뿐만 아니라, 술 후 통증의 관리, 흉터의 최소화 등의 미용의 측면, 짧은 재원 기간을 통해 일상으로 빠르게 복귀하길 원하는 등 고식적 갑상선 절제술 시행 시 배액관을 넣지 않기 위한 노력들이 갈수록 더 주목 받고 있다.9) Lennqvist 등은 배액관의 기능에 대한 보고에서 배액관이 술 후 혈종을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되지 못 한다고 주장하였고, 혈액의 응고로 인해 술 후 출혈 시 배액관이 막혀 술 후 출혈 부위 관리에 큰 도움이 되지 못 한다고 보고하였다.14) 하지만 갑상선 수술의 경우, 다른 수술과는 다르게 출혈의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고, 그 결과가 치명적이기 때문에 배액관의 삽입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본 논문에서는 편측 갑상선절제술을 시행한 환자군에 대하여 배액관을 삽입한 환자군과 삽입하지 않은 환자군 간의 병리학적 차이, 합병증의 빈도와 수술 시간 및 재원 기간의 차이를 비교하였다. 종괴의 크기는 배액관을 삽입한 군에서 큰 결과를 나타내었고, 특히 4 cm 이상의 크기를 보이는 종괴는 배액관을 삽입한 군에서 17.6%로 배액관을 삽입하지 않은 군의 1.7%에 비해 유의하게 높은 비율을 보였다. 병리 검사상 악성종양의 여부와 중심경부절제술을 시행한 비율도 차이를 보였다. 이는 갑상선유두암과 같이 일반적으로 크기가 작은 악성종양을 수술하는 경우에는 술 중 출혈이 크지 않고 갑상선 자체의 크기도 작아 배액관을 삽입하지 않은 반면, 상대적으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양성 종괴의 크기가 크고 혈관이 발달한 경우가 많아 술 후 합병증을 줄이기 위해 예방적으로 배액관을 삽입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반면, 두 비교군 모두 술 후에 혈종(hematoma), 장액종(seroma), 술 후 감염, 성대 마비, 저칼슘혈증 등의 합병증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Samraj 등은 배액관을 삽입한 군과 삽입하지 않은 군에서 호흡곤란, 체액 저류, 재수술 등의 비율을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다고 보고하였고, Sanabria 등 역시 배액관을 삽입한 군과 삽입하지 않은 군에서 술 후 혈종 또는 장액종의 발생률이 통계학적으로 차이가 없다고 하여 본 연구결과와 일치하였다.15,16)
편측 갑상선 절제술 시행 시 관습적으로 종괴 및 갑상선의 크기가 큰 경우 배액관을 넣는 경우가 많았고, 본 연구과정에서도 배액관을 넣은 군에서 종괴의 크기가 큰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Fan 등은 술 후 혈종(hematoma) 발생의 위험인자(risk factor)에 종괴의 크기, 악성 유무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으며, 본 논문의 결과에서도 악성 유무 및 중심경부절제술 시행 여부는 혈종의 발생 및 기타 다른 합병증 빈도에 영향을 주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17) 따라서 편측 갑상선절제술 후 발생하는 혈종, 장액종 및 기타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있어서는 병변의 병리조직학적 특징이나 중심경부절제술의 시행 여부와 배액관의 삽입 여부가 아닌 수술 중 혈관의 세밀한 결찰, 근육에서 발생하는 출혈을 세심하게 지혈하는 것 등이 더욱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비용효율적 측면에서 수술에 소요되는 시간과 재원기간에서는 두 군간에 차이를 보였다. 수술에 소요된 시간은 배액관을 삽입한 군(평균 106.81분)보다 삽입하지 않은 군(84.58분)에서 평균 22분 단축되었다. Wang 등에 따르면 외과에서 시행하는 위 절제술의 경우 배액관 삽입 여부에 따른 수술 시간의 차이는 약 9분 정도라고 하였으며,18) 갑상선 수술에 있어서도 배액관 삽입 여부에 따른 수술시간 차이는 다른 외과적 수술의 경우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본 연구 결과에서는 수술 시간의 차이가 22분으로 예상보다 차이가 많이 났는데, 이는 배액관을 삽입하는 경우에 종괴의 크기가 크고, 술 중 출혈이 많은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아 갑상선 박리 및 지혈에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이라고 추론해 볼 수 있다. 재원 기간 또한 배액관을 삽입한 군은 평균 6.58일이며, 삽입하지 않은 군은 평균 5.34일로 약 1.2일 단축되었다. 이는 K. Samraj 등이 보고한 1.2일, A. Sanabria 등이 보고한 1.53일과 유사한 재원 기간 단축을 보였다.15,16) 재원 기간을 단축함으로써 환자와 보호자의 빠른 일상 복귀를 가능하게 하고, 개인적, 사회적 의료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이 연구는 후향적 연구로 갑상선 수술 시 배액관 유무에 따른 합병증의 차이가 없다는 무작위통제연구(randomized controlled trial)가 이미 있다는 것과 술자가 배액관의 삽입 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종괴의 크기가 영향을 주어 술자의 선택 편향(selection bias) 등이 작용한 한계점이 있다.
본 연구는 편측 갑상선절제술을 시행한 22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갑상선 종괴의 악성 유무, 중심경부절제술의 동반 시행 여부는 배액관의 삽입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주는 변수라고 볼 수 없었고, 편측 갑상선절제술을 시행할 시 배액관의 유무에 따른 혈종, 장액종 등의 합병증의 차이는 없었다. 그러나 배액관을 삽입한 군이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종괴가 상대적으로 큰 경향을 보였고, 이로 인해 재원기간 및 수술시간이 유의미하게 증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