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형질세포는 B림프구에서 기원하며, 형질 세포의 비 정상적인 증식에 의해 형질세포종이 발생하게 된다.1,2) 형질세포종은 크게 다발성 골수종(multiple myeloma), 고립 골수종(solitary plasmacytoma) 및 골수외 형질세 포종(extramedullary plasma cytoma)으로 분류된다.3) 골수 외 형질세포종은 형질세포가 골수를 침범하지 않 고, 독립적인 병소에서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질환이 며, 형질세포종의 약 4%를 차지하는 매우 드문 질환이 다.2) 골수 외 형질세포종은 림프 조직이 풍부한 상기도 및 상부 소화관에서 75~80%에서 발생하며, 이비인후과 영역에서는 비강, 부비동, 비인두 등에서 발생하는 것으 로 알려져 있다.2,4) 국내에는 비부비강에서 발생한 증례 가 10예 보고되어 있는데, 대부분 양호한 예후를 보이는 형질세포종을 보고하였으나, 저자들은 급격한 진행을 보이는 역형성 형질세포종을 경험하였기에 문헌 고찰 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71세 남자가 4개월간 지속된 좌측 비강의 비출혈과 좌측 안면 불편감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동반증상으로 양측 코막힘과 좌측 안구 돌출, 복시와 경도의 어지럼 증도 호소하였다. 이학적 검사에서 전신이 쇠약하며 창 백하였고, 좌측 안면 부종을 관찰할 수 있었다(Fig. 1A). 비내시경 검사에서 비강 전체를 가득 채우는 종물 이 발견되었고, 특히 좌측 비강에서는 출혈성 괴사 소 견이 발견되었다(Fig. 1B). 비부비동 전산화 단층 촬영 에서 이질성의 조영 증강되는 종물이 양측 비강과, 상 악동, 사골동에서 발견 되었다(Fig. 2). 종물이 확장되어 상부로는 좌측 지판(lamina papyracea)과 양측 안와저 (orbital floor)의 골파괴가 있었고, 사골동을 넘어서 두 개저까지 침범되어 있었다. 양측 상악동의 골파괴가 있 었고, 주위 연조직으로 침범하여 후상악동지방층과 저 작근 공간에까지 종양 조직이 침범되어 있는 것을 확인 하였다(Fig. 3). 경구개와 상악치조돌기(maxillary alveolar process)도 침범되어 있었다.
외래에서 국소 마취 하 조직 검사를 시행하였다. 병리 조직학적 검사에서 분화도가 불량한 악성 신생물 소견 이 보였고(Fig. 4A), 광학 현미경 만으로 진단을 내리기 에는 분화도가 좋지 않아, 감별 진단을 위해 면역조직화 학 검사를 추가로 시행하였다. CD56, CK, LCA, EBV, S100에 음성이었고, 추가로 시행한 CD138에서 양성이 보여 역형성 형질세포종(anaplastic plasmacytoma)으로 진단되었다(Fig. 4B). 골수 검사, 말초 혈액 도말검사, 혈 청 단백 전기영동검사(serum protein electrophoresis) 모두 정상이었고, PET CT에서 전이는 확인 되지 않아 서 다발성 골수종은 배제되었다.
CCRT를 시행하기에는 환자의 전신 상태가 좋지 않아 6주에 걸쳐 5,000~6,000 cGy 방사선 치료를 하였다. 방사 선 치료 받은 뒤 복시는 비교적 호전 되고, 전산화 단층 촬영에서 종물의 크기가 감소는 되었으나, 그 감소량이 미미하며 여전히 사골동과 상악동을 종물이 가득 채우는 소견이 확인되었다. 6,000 cGy까지 방사선 치료 시 시신 경의 손상이 우려되어 5,000 cGy까지만 시행하였다. 방 사선 치료를 마친 뒤 1주일 후 환자가 복통을 호소하여 재입원하였다. 입원 시 시행한 CXR에서 양측 폐에 흉수 가 발견되었고(Fig. 5A), 혈액 검사에서 빌리루빈 수치가 증가 된 것을 확인하였다. 흉수 검사에서 악성 세포가 발 견 되었고, 복부 전산화단층촬영에서 이질성의 조영 증 강되는 거대 종물이 췌장을 대부분 대체하고 있는 것이 관찰되었다(Fig. 5B). 우측 경부에서 전이가 의심되는 림 프절이 발견되어 시행한 림프절 절개 조직 검사에서 미 분화 악성 형질세포종 소견이 재확인되었다. 증상 조절 을 위해 초음파 유도 하 경피경간 담배액술을 시행하였 고, 경피적 흉수 배액술을 시행하였다. 경과 관찰 하던 도 중 환자가 의식 소실이 있었고, 보호자가 더 이상의 치료 를 원하지 않아, 지지요법 이외의 치료를 종결하였다.
고 찰
형질세포종은 주로 50~60대에서 발생하고, 성비는 남성이 여성보다 3~4배 많다. 주로 림프 조직이 풍부한 상기도에서 발생하며, 그 중 비강, 부비동에서 많이 발 생한다. 가장 흔한 증상은 비폐색, 비출혈 등의 코증상 이며, 종물의 크기에 따라 안면 부종, 안면통증, 시력 장 애 등이 동반될 수 있다.2,5,6) 본 증례에서도 환자가 양측 코막힘, 안구 돌출, 안면 부종, 복시를 호소하였다.
형질 세포종은 다발성 골수종, 고립성 골형질세포종 (solitary plasmacytoma of bone), 골수 외 형질세포종 (extramedullary plasmacytoma)으로 분류 되는데 이 중 골수 외 형질 세포종은 원발 부위의 조직 검사를 하 고, 다발성 골수종을 배재하여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조 직 검사에서는 형질 세포가 증식한 소견을 관찰할 수 있고, 다발성 골수종을 배재하기 위해 골수 생검, PETCT, 혈청 및 소변 단백 전기영동, 소변 Bence-Jones 단 백 검사 등을 시행해야 한다.2,6) 골수외 형질세포종의 감별진단으로 고려해야 하는 질환에는 악성 림프종, 저 분화도 상피암종, 신경내분비종, 횡문근육종 등이 있다. H&E 염색 검사만으로는 감별이 힘든 경우가 많아서, 면역화학염색을 사용한다. 형질세포 표지자인 CD138 을 검사하고, 다른 진단을 배재하기 위해 CD56, EBV, CD45, CK, Desmin, MyoD1 등을 사용한다.2,7)
골수 외 형질 세포종의 병기는 1기는 골수외 병변에 국한된 경우이고, 2기는 국소 림프절이 침범된 경우이며, 3기는 전신 전이가 있는 경우이다.8) 최근 연구에 따르면 림프선 전이와 종양의 크기(5 cm 이상)가 나쁜 예후 인 자이며, 두개다 없는 경우 1기, 둘 중 한개가 있는 경우를 2기, 둘다 있는 경우를 3기로 구분한 보고도 있다.9)
치료는 병변의 크기와 위치, 주위 조직 침윤 정도, 전 위 유무에 의해 결정된다. 종양이 국소적으로 완전 절 제가 가능하다면 수술을 시행하고, 주위 조직으로 침윤 이 있는 경우 형질 세포종은 방사선 감수성이 높으므로 방사선 치료를 할 수 있다. 수술 단독 혹은 방사선 단독 으로 치료를 한 경우보다, 수술과 방사선 요법을 동시 에 시행한 경우가 생존율이 더 높다는 보고도 있다.2) 항 암약물치료는 전신 전이가 있거나, 재발의 위험도를 낮 추기 위해 시행할 수 있다. 그 이외에도 크기가 5 cm를 초과하거나, 방사선에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재발한 경 우에도 항함약물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2,10,11)
형질 세포 종양 중에서 골수 외 형질세포종이 예후가 가장 좋으며, 5년 생존율은 30~82%, 15년 생존율은 78%로 보고된다.6,10) 국내에서 이전에 보고된 10개의 증 례의 치료와 예후를 보면 수술 후 방사선 치료를 한 증 례가 8예 있었고, 항암화학요법을 한 증례가 1예, 방사 선요법 단독으로 치료한 증례가 1예있었다. 10개의 증 례 모두에서 6개월~2년의 경과 관찰에서 종양 재발 소 견이 없음을 보고하여 모두 예후가 양호한 것으로 보고 되었으나, 이 증례에서는 예후가 불량하였다. 국내에서 보고된 증례들과 이번 증례의 차이점은 H&E 병리 소 견에서 분화도가 불량하여 추가적인 면역화학검사를 시행한 후에야 형질세포종임을 알 수 있어 진단이 내려 지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던 것과, 조직의 세포 소견에 서 분화도가 불량하여 역행성 골수외 형질 세포종이라 는 진단명을 받게 된 점이다.
지금까지 보고된 역행성 골수 외 형질세포종은 맹장 (cecum)에서 발견된 1예, 하지 근육(calf muscle)에서 발견된 1예가 있다. 맹장에서 발견된 증례는 대장 절제 술 후 2년간 생존하였음을 보고하였고, 2016년 하지 근 육에서 발견된 증례는 역형성 형질세포종 진단 당시 이 미 후복강에 전이 소견이 보여 항암 방사선 치료를 하 였으나 병원 첫 방문부터 12개월 째에 사망하였음을 보 고하였다. 증례가 많지 않아 생존율과 치료에 대한 연 구는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12,13)
형질세포종의 예후를 결정하는 것은 국소 재발과 다 발성 골수종으로의 이환이다. 그로 인해 치료가 종결된 이후에도 장기간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병리 검사에서 역형성 형질 세포종이 나온 본 증례에서는 일반적인 형 질세포종에 비해 진행이 빠르고, 예후가 불량한 것을 볼 수 있었다. 본 증례에서는 환자의 전신 상태가 불량하여 시도하지 못하였으나, 방사선 치료와 더불어 항암 화학 요법 등의 전신적 치료를 시행하는 것을 고려해보는 것 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병리 검사 단계에서 H&E 검사 만으로는 진단이 내리기 어려워서 면역 형광 염색 방법에 도움을 받게 되기에 진단이 늦게 되는 경우 가 많으므로, 되도록 진단과 치료 일정을 당겨서 환자에 게 적용하는 것이 예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