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난청은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인구가 고통받고 있는 장애 중 하나이다.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iganization, WHO)는 2021년 전세계인구의 20%(약 15억 명)가 난청을 가지고 있다고 발표하였고, 고령일수록 난청 인구의 비율이 증가한다고 하였다. 또한, 2050년에는 난청 인구가 25억 명이며, 약 7억 명은 청각재활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하였다.1) 우리나라에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시행된 국민건강영양평가조사 중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경도난청이 20.5%, 중증도 이상의 난청이 9.2%인 것으로 나타났다.2)
대한민국의 고령화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으며, 고령인구가 증가할수록 난청환자는 더욱 증가할 것이다. 또한 난청은 인지기능저하, 치매와 연관되어 있다는 각종 연구들이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으므로,3) 그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적절한 난청환자에 대한 청각재활이 요구되고 있다.
보청기는 청각재활이 필요한 사람에게 가장 효율적으로 재활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이다. 13세기부터 19세기까지는 동물의 뼈를 이용하거나 트럼펫 형태의 기기를 사용하면서 사용되기 시작하였으며, 19세기에 전화기와 전기의 발명과 함께 첫 전자식 보청기가 도입되었다. 이후 1920년대부터 20세기 막바지까지는 진공관과 트렌지스터, 디지털 신호처리 칩 등의 기술이 적용되어 보청기는 더 작고 사용하기 쉽게 발전해 왔다.4)
한 시장 조사 업체의 보고에 따르면 전세계 보청기 시장 규모는 2022년 112억 9천만 달러로 평가되었으며, 2030년까지 210억 9천만 달러로 성장하여 예측 기간 동안 연평균 8.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5) 이러한 보청기 시장의 증가세는 지속되는 고령화와 삶의 질을 추구하는 생활양식의 변화로 지속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보청기 시장도 2016년 집계에서 약 18만 개가 판매되었고, 시장규모는 약 3,000억 원 정도로 파악되었다. 2021 KoreaTrak 조사에서는 국내 보청기 보급율은 36.6%로 2015년 보청기 급여 기준의 확대와 함께 이전에 비하여 상당한 개선을 보였다고 한다.6) 현재 노인인구의 지속적 증가와 청각장애환자에 대한 보청기 지원사업으로 현재 보청기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보청기를 이용하는 난청환자나 보청기를 판매하는 판매자 모두 보청기에 충분히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난청환자가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착용이 불편한 것과 보청기 사용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가장 큰 이유로 지적되었으며, 사용자의 보청기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는 57%로 조사되었는데, 이는 70%–80%를 보이는 유럽의 만족도보다는 아직 낮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6) 또한 판매자의 판매 브랜드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도 만족도(매우 만족과 만족)는 69.8%로 조사되었고, 제품의 성능이 가장 개선되어야 할 점이라고 판매자들도 판단하고 있었다.7)
본 종설은 이러한 배경에서 발전하고 있는 보청기 기술의 현황과 향후 발전 방향을 확인하여 난청환자들에게 적절하고 효율적인 청각 재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련 문헌을 정리하였다.
본론
보청기를 사용하는 난청 환자의 주요 불만 중 하나는 소음환경에서의 어음청취 문제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양이 청취, 지향성 마이크, 소음감소 기술사용,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사후 필터링 등의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8) 소음환경에서의 청취 편의성과 음성 명료성을 위하여 디지털 신호 처리 기술이 사용되고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디지털 소음 감소(digital noise reduction, DNR) 기능과 방향성 기술(directionality) 사용이다. 한 문헌에서는 디지털 소음감소 기능과 방향성 기술의 설정을 다양하게 하여 환자가 어떤 환경에서 가장 편안하게 듣는지 확인하였으며, DNR과 방향성 기능 모두 소음환경에서의 청취에 이득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다만 모든 방향(omnidirectional)에서 소리를 듣고 광대역 DNR 기능을 동시에 사용한 경우에 소음청취에 가장 나쁜 환경을 보였고, 방향성을 가지고(주로 전방) 다채널의 DNR을 같이 사용하는 것이 청취의 편안함과 관련하여 가장 유리한 조건이었다. DNR 기능보다는 방향성 기능이 소음환경에서의 청취에 더 유리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다만 이러한 두 기능을 적절히 조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디지털 신호 처리 기술을 최대한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정리하였다.9)
또한 GN hearing(Ballerup, Denmark)의 ReSound OneTM 모델에서는 시장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Receiver in Ear style의 보청기에 receiver의 외부 방향에 마이크를 하나 더 추가하여 총 3개의 마이크로 소리 처리를 하는 microphone and receiver in ear 솔루션을 도입하여 사용하여 더 나은 신호소음비, 소리방향성 인식을 향상시켰고, 바람소리 잡음 저하에도 향상이 있었다고 보고하기도 하였다(Fig. 1).10)
하지만 소음 속 어음이해 및 소음 저하와 같은 고급 보청기 기술이 제대로 설정되지 않은 경우에는 오히려 환자들은 청취에 더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 보고가 있었으며, 향후 보청기를 선택할 때 고급 기능들에 대한 적절한 이해와 설명이 필요하고 기능들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11)
최근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은 ChatGPT 서비스와 같은 거대 언어 모델에서 뿐만아니라 보청기에도 적용되기 시작하였다. 2010년대 후반부터 DNN(deep neural network)과 같은 방법을 이용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보청기가 시판되기 시작하였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고가의 고급 보청기 모델에 제한되기는 하지만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보청기를 선택할 수 있다.
현재의 보청기에서는 소음감소를 위해 빔포밍 (beamforming) 과 포스트필터링 (postfiltering) 이라는 두 가지 기법을 사용한다. 빔포밍은 여러 마이크를 이용하여 소리의 방향에 따라 증폭하거나 억제하는 기술이고, 포스트필터링은 빔포밍으로 제거되지 않은 잔여 노이즈를 시간과 주파수에 따라 감쇠시키는 기술이다. 여기에 더하여 머신러닝을 이용한 소음 감소는 DNN 과 같은 머신러닝 기법을 포스트필터링에 활용하여 어음과 소음을 더욱 잘 구분시키도록 학습시켜 작동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머신러닝 기법은 보청기 사용자가 경험하는 다양한 소음환경에서 녹음된 데이터를 이용하여 알고리즘을 훈련시킬 수 있어 더욱 정확한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12)
빔포밍, 포스트필터링, DNN을 이용한 알고리즘을 적용한 보청기의 어음인식 정도를 연구한 문헌에서는 DNN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포스트필터링을 사용한 경우 어음인식에 이득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빔포밍과 포스트필터링을 모두 사용한 경우에는 DNN 알고리즘의 사용여부와 어음인식의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선택적 주의와 청취노력 면에서는 DNN을 적용한 보청기가 더욱 나은 결과를 보였다고 하였다.8,12)
이러한 방법으로 효과적으로 소음을 감소시킬 수 있지만 그 정도가 잘 조절되지 못하면 보청기 이용자는 오히려 어음 청취에 방해를 받을 수 있으므로 사용자의 선호도와 청취환경에 따라서 적절하게 조절되어야 한다. 현재의 보청기들은 환경을 분류하거나 자동조절 시스템을 사용하여 소음감소의 정도를 지속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또한 Widex사(Lynge, Denmark)의 최신 보청기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여기에 접목하여, 사용자의 청취 환경에 맞게 선호하는 소리를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에서 선택해 나가는 방법으로 보청기에 학습시키면 장소나 상황에 따른 개인의 청취 의도에 따라 학습된 여러가지의 모드로 보청기를 사용할 수 있는 기능까지 도입되어 사용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Fig. 2).
저전력 블루투스 기술은 새로운 코덱(low complexity communication codec, LC3)을 이용하여 낮은 전력소모량과 낮은 비트레이트(bitrate)로도 이전의 코덱과 유사한 오디오 성능을 달성할 수 있었으며, 최근 들어 많은 개인음향기기와 보청기에 적용되기 시작하였다.13) 이러한 저전력 블루투스 기술을 사용할 경우 더 낮은 전력소모량으로 더 나은 음질을 확보할 수 있고, 다양한 기기와의 연동을 통한 스트리밍이 가능해지고 스마트기기의 보청기 관리 어플리케이션과도 더 나은 연동성을 가지게 되어 더욱 효율적이고 편리하게 보청기를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보청기 기술과 센서 기술의 발달이 융합되면서 보청기와 보청기를 관리하는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여 건강관리가 가능해지고 있다. 일부 보청기 회사들에서 센서를 탑재하여 다양한 활동 추적을 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들을 소개하고 있다. Phonak사(Stäfa, Switzerland)의 Audéo Fit™ Lumity 모델에서는 심박동 센서와 움직임 센서를 탑재하여 걸음 수, 심박동변화, 및 착용시간을 추적관리 할 수 있도록 하였고. Starkey사(Eden Prairie, MN, USA)의 Livio AITM 모델에서는 움직임 센서를 기반으로 하여 낙상을 감지하여 사용자나 사용자의 가족에게 통보해 줄 수 있는 기능을 선보였으며, 걸음수와 움직임을 추적하는 기능도 탑재되었다(Fig. 3).
보청기가 활동하는 시간에 귀에 착용하는 제품인 만큼 현재 보청기의 헬스케어 관련 기능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14) 향후에는 보청기에 온도센서와 광학센서를 탑재하여 체온과 호흡수, 심박동수를 측정하여 종합적으로 건강상태를 모니터 할 수 있는 기능도 더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여러 보청기 회사들의 스마트폰 기반의 보청기 어플리케이션에서는 global positioning system(GPS)를 이용하여 환자의 위치에 따라 자동적으로 미리 저장된 보청기 설정내용으로 설정을 변화시켜주는 기능이 적용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보청기를 사용하여 시간의 경과에 따라 각 위치에서의 보청기 특성(반향, 신호 유형, 소음, 소음 및 화자의 방향성, 화자 친숙도 등)이 얼마나 변화해가는지를 조사한 연구에서는 모든 보청기 특성에서 위치의존성이 있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다만 소음이나 화자의 방향성 등은 위치 의존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GPS가 조금 더 정밀하게 작동해야 더욱 많은 이득이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15)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 모두 인력, 시설, 지리적 문제로 청각재활이 제한되게 되고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보청기 자체에서 청력검사, 피팅, 사용자에 의한 파인 튜닝이 모두 가능한 셀프 피팅 보청기가 제안되었다. 셀프 피팅 보청기는 외부 전문가가 청력검사와 피팅을 하고 사용자가 미세조정을 하면서 사용하는 user-programmable 기기와 모든 과정이 보청기에서 진행되는 self-fitting 기기로 구분할 수 있다.16) 이러한 셀프 피팅 보청기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전문가가 피팅한 설정과 자가로 설정한 피팅 값이 유사하였으며, 오히려 자가로 설정한 값을 조금 더 선호한다는 결과를 보이기도 하였다.17) 셀프피팅 보청기의 사용은 전문인력을 이용하는 비용이나 이동의 소요가 감소하므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개인에 최적화된 청각재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난청을 유발하는 다른 질환의 감별이 없이 청각재활만이 시작되고, 초기 피팅과 관리에는 여전히 전문가의 개입이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필요도 있다.
국내에서는 완전한 셀프 피팅이 가능한 보청기는 아직 사용이 활성화되지 않았으며, 기존 시판 보청기에 미세한 조절을 사용자가 할 수 있도록 하는 제품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 사용가능한 기능은 상황에 따른 사전 프로그램 세팅, 소음감소 기능 조절, 주파수별 이득 조절, 마이크 방향성 조절, 바람소리 감소 조절, 소리발생(이명) 기능 조절과 같은 기능들이 있다.
보청기의 사용에 있어 적절한 사후관리와 피팅은 필수적인 요소이다. 하지만 지리적인 문제나 보청기 전문가 인적자원 분포 문제로 인하여 사후관리의 접근성에 문제를 겪는 보청기 사용자들이 많다. 이러한 경향은 COVID-19 판데믹으로 인하여 의료기관의 폐쇄,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의료접근성이 감소하면서 더욱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격 피팅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COVID-19 판데믹 이전에도 원격 피팅은 이루어지고 있었고, 관련연구도 이루어졌다. 원격 피팅은 화상 회의 형태로 상담이 이루어지는 경우나 보청기와 연동된 스마트폰 앱을 이용하여 원격의 보청기 전문가가 문제를 확인하거나 피팅을 새로 적용하는 등의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어플을 이용한 원격 피팅은 원격의 보청기 전문가가 사용자의 사용 내용을 확인하고, 사용자와 원격으로 면담하면서 보청기의 세부 세팅을 변경하는 등 직접적인 대면 횟수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 기대되고 있다. 핀란드의 한 연구에서도 COVID-19 판데믹 기간 중에 기존 보청기 사용자의 보청기를 새로 제작하는데 최근의 청력도를 활용하고 사전에 환자와 문답을 하여 해당 내용을 반영하여 원격으로 보청기를 제작하여 사용하게 한 결과, 대면하여 새 보청기를 사용하는 것과 유사한 결과를 얻을 수 있고 대면 횟수를 20%까지 감소시킬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18) 하지만 이러한 원격 피팅도 보청기의 물리적인 문제까지 완전히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적절한 대면 피팅과 공존하여 보청기 사용자의 편의를 높이도록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에 보청기 시장에 관찰되고 있는 동향은 기존의 개인음향기기, 개인용 음향 증폭 제품 (personal sound amplification products, PSAP) 과 보청기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 소니와 애플과 같은 기존의 대형 글로벌 전자기기 회사들은 스마트폰과 함께 소위 이어버드라고 불리우는 충전식 무선 이어폰 형태의 개인음향기기의 성능을 점차 발전시켜가고 있다. 기기마다 차이는 있지만 이러한 개인음향기기는 보통 외이도에 삽입하여 사용하고 블루투스 기능으로 무선 연결을 지원하며, 충전식 배터리를 사용하며 노이즈 캔슬링, 주변소리 듣기와 같은 음향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반면에 PSAP 는 미국의 FDA(Food and Drug Administration) 의 정의에 따르면 단순히 소리를 증폭하는 데 사용되며, 정상 청력을 가진 모든 연령의 일반인에게 특정상황에서 소리를 증폭하는 데에 사용되는 일반 전자제품이다. 이러한 PSAP 는 FDA 의 규제를 받지 않으며 일반적인 저자제품처럼 구매가 가능한 기기라는 점에서 over-the-counter 보청기와 차이를 보인다.19)
최근에는 충전식 무선 개인음향기기에 난청환자들을 위한 지원이 강화되고 있다. Apple(Cupertino, CA, USA)에서 발매된 AirPods ProTM 기기의 2세대부터는 청각도를 입력하면 헤드폰의 설정을 자동으로 조정할 수 있고, 주변소리 청취모드에서 주변의 음성을 강화해서 듣는 “대화부스트” 기능, 스마트폰을 FM 시스템의 마이크처럼 사용하는 “실시간 듣기” 등을 지원하게 되면서 경도 난청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기능을 점차 강화하고 있고(Fig. 4), 일부 보고에서는 AirPods ProTM 1세대 모델(Apple, Cupertino State, CA, USA)은 PSAP와 유사한 효과를 보인다고 하였다.20) Samsung Electronics(Suwon, Korea)에서 출시된 Galaxy Buds ProTM 제품을 사용하여 보청기, PSAP와 효과를 비교한 연구에서도 Buds Pro의 주변소리 듣기와 증폭기능을 사용하여 경도와 중등도 난청 환자에서 보청기와 유사한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21) 이러한 글로벌 전자기기 회사들의 충전식 무선 개인음향기기는 전세계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게 되면서 더 많은 사용데이터가 축적될 것이고 난청환자에 대한 사용데이터도 더 많이 축적되고 관련연구도 더 많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여, 경도 및 중등도 난청 환자들에게 또 다른 청각재활의 방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이렇게 각종 기기들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음향기기 사용만으로 전체 난청 환자들의 청각재활에 도움이 된다는 결론을 내리기에는 아직 추가적인 연구가 더 필요한 상황이며 난청의 정도와 환자의 상태, 전자제품 사용의 친숙성 등을 고려하여 청각재활에 신중히 적용이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기존의 보청기 회사들도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충전식 무선 개인음향기기와 유사하게 생긴 ITC(in the canal)나 ITE(in the ear type)의 충전식 보청기를 발매하고 있다. 이러한 모델은 재충전이 가능하면서 저전력 설계를 통하여 사용의 편의성을 가지며 개인음향기기와 유사한 형태로 사용자로 하여금 난청환자라는 낙인을 덜 느끼게 함으로서 더 많은 사용이 가능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OTC 보청기와 대형 전자제품 업체들의 도전속에서, 기존의 보청기 회사들은 그간의 사용 데이터와 연구결과들로 만들어진 빅데이터를 이용한 인공지능 기술을 보청기에 적용하여 주변상황(주변소음, 화자 위치, 소음의 위치와 정도)에 따라서 설정이 자동화되고 어음만을 감별해서 들을 수 있도록 소리를 처리하여 어음을 더 잘 감별하여 들을 수 있는 보청기, 위치에 따라 사전 설정된 내용이 자동으로 적용되는 보청기, 충전식 배터리와 저전력 블루투스를 이용하여 다양한 기기와 연결하여 편의성을 더 높인 보청기, 헬스케어 기술이 융합되거나 원격 피팅이 지원되는 부가기능을 지원하는 보청기 등이 개발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기술이 적용되면서 사용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보청기는 발전하게 될 것이다.
또한 최근 새롭게 연구되고 있는 신경 조종 보청기(neuro-steered hearing aids) 라는 개념도 존재한다. 청력 손상이 있는 환자의 경우 다양한 음성이 있는 환경에서 선택적으로 들어야 하는 음성에만 집중하기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신경 조종 보청기는 뇌전도(electroencephalography, EEG)에 기반하여 사용자가 집중하고 있는 소리만을 증폭하는 보청기 기술이다. 집중하고 있는 소리를 구별해 내기 위하여 auditory attention decoding을 비롯한 다양한 방법이 연구되고 있으며,22) 특히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여 EEG에서 음성인식을 구별해 내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23)
결론
본 문헌에서는 보청기 기술의 현황과 발전 동향에 대해 살펴보았다. 빔포밍과 포스트필터 기술의 개선, 인공지능 기술 도입을 통하여 소음감소 및 더 나은 어음청취가 가능해지도록 보청기 기술은 발전될 것이다. 또한 설정의 자동화,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미세조절이 가능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사용, 저전력 블루투스 기술을 사용하여 낮은 전력을 사용하면서 연결성이 증가된 모델이 도입될 것이고, 충전형 보청기 모델이 많아질 것이다. 또한 버즈 형태의 ITE 형태 보청기 사용, 다양한 센서 도입을 통한 종합 건강모니터 기능 도입 등을 통하여 보청기 사용자의 편의성이 증가되는 방향으로 보청기 기술은 발전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들은 아직 완성도가 높지 않고, 검증이 부족하다. 따라서 잘 설계된 연구를 통해 그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고급 보청기에만 적용되는 이러한 기능은 사용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검증된 기능들은 보급형 보청기에도 적절하게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여러 기능이 잘못 설정되면 오히려 사용자의 청각재활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 따라서, 임상의들은 최신 기술의 장단점과 한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사용자의 개별적인 상황과 요구에 맞게 청각재활을 시행하여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