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obstructive sleep apnea, OSA)은 성인 인구의 2%–7%에 영향을 미치는 만성 질환으로,1) 수면 중 상기도의 부분 또는 전체 폐쇄는 인체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는데, 코골이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의 가장 흔한 증상으로 환자의 70%–95%에서 발생한다.2)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OSA)의 표준 진단은 수면다원검사로, 뇌 활동, 안구 운동, 근육 활동 또는 골격근 활성화와 심장 리듬을 포함한 많은 신체 기능을 모니터링하여야 하므로, 이를 위해 환자는 20개 이상의 센서를 부착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또한 복잡한 수면다원검사 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환자가 평소 수면하는 장소가 아닌 병원의 수면다원검사실에서 검사를 위해 1박을 해야 한다. 따라서 환자는 평소처럼 잠을 잘 수 없고, 이는 잠재적인 수면 무호흡증 환자의 진단과 치료를 놓치는 원인이 된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수면다원검사 이외에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을 진단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들이 연구되고 있다.3,4) 코골이는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의 가장 일반적인 초기 증상 중 하나로, 모니터링을 위한 잠재적 지표로 오랫동안 여겨져 왔다. 코골이 소리 분석은 독특한 특징을 가지는데, 환자에게 와이어가 연결된 센서를 부착하지 않기 때문에 환자의 수면의 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자신의 환경에서 이동형 검사기를 통해 분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수면 단계 식별은 수면 연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안구운동 신호와 함께 뇌파의 스펙트럼 분석으로 식별한다.5) 뇌파의 신호 분석은 수면 단계 분류의 표준으로 간주되지만 한 대상에서 다른 대상으로 또는 한 기록기에서 다른 기록기로의 재현성과 신뢰성에 의문이 있다.6)
문헌들에 따르면 코골이 소리의 속성은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을 특성화하는 데 사용할 수 있으며, 코골이 소리의 변화는 REM(rapid eye movement)과 NREM(non-REM) 수면에서 흔하게 관찰된다.4,7) 따라서 수면 단계에 따른 코골이 소리의 음성학적 분석은 수면단계 식별을 위한 진단적 가치를 가질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REM과 NREM 수면에서 코골이 소리를 녹음하고 분석함으로써 두 수면단계에서 코골이 소리의 음성학적 차이점을 밝히고자 하였다.
대상 및 방법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이 의심되어 본원에서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한 환자 13명을 대상으로 하였다(남성 8명 및 여성 5명, 평균 연령 53.39±12.29세, 평균 체질량 지수 26.5±3.55, 평균 apnea-hypopnea index 48.1±31.01; Table 1). 수면다원 검사는 Embla Embletta and ST+Proxy (Stowood Scientific Instruments, Oxford, UK)를 사용하였다. 코골이 소리의 녹음은 환자의 어깨 위치에서 30 cm 이내에 녹음기(ICD SX 2000, Sony, Tokyo, Japan)를 두고 시행하였으며 REM 수면과 NREM 수면 중에서 무호흡 발생 후 나타나는 코골이 소리 중 저명하게 나타나는 10초 구간 3분획을 선정하여 추출하였고, NREM 수면 시 코골이는 거의 대부분 N2에 국한되어 나타나고 N3는 코골이가 심해지면 arousal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N2 수면을 녹음하고 분석하였다. 이때 환자의 수면자세에 따른 차이점을 배제하기 위해 앙와위에서 발생하는 코골이 소리만 녹음하였으며 검사자 간의 오차를 배제하기 위해 한 사람에 의해 시행하였다. 코골이 소리의 녹음은 44 kHz의 샘플링 속도를 사용했고 Praat(ver. 5.2.16)를 사용하여 REM 수면과 NREM 수면에서 코골이 소리의 포만트 주파수(Hz), 강도(dB)와 스펙트로그램을 분석하고 비교하였다.
결과
REM 수면과 NREM(N2) 수면에서 발생하는 코골이 소리의 포만트 주파수는 남성환자에서 REM 수면의 F2가 NREM 수면에 비해 통계적으로 감소하였다(Table 2).
Sleep stage | Male | Female | ||||||
---|---|---|---|---|---|---|---|---|
F1 | F2 | F3 | F4 | F1 | F2 | F3 | F4 | |
REM | 838.63 | 1,747.85* | 2,781.14 | 3,951.43 | 791.34 | 1,754.28 | 2,627.24 | 4,103.84 |
NREM | 882.30 | 1,885.76* | 2,933.08 | 4,114.79 | 691.14 | 1,844.82 | 2,627.50 | 4,058.48 |
REM 수면과 NREM(N2) 수면의 코골이 소리의 강도는(dB) 남성환자에서 REM 수면의 코골이 소리 강도(dB)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컸으며, 전반적으로 여성에 비해서도 크게 나타났다(Table 3).
Sleep stage | Male | Female |
---|---|---|
REM | 66.93±6.78* | 60.24±2.23 |
NREM | 60.13±7.05* | 53.62±5.18 |
코골이 소리를 좁은 대역(0.025 narrow band)으로 분석하면 REM 수면에서는 NREM(N2) 수면에 비해 코골이의 강도파형이 짙고 에너지값의 변화가 심했다(Fig. 1).
고찰
숨소리와 코골이의 음향적 특성에 대한 관심은 거의 20년 전에 시작되었다.8) Ben-Israel 등은 코골이 소리 분석만으로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의 중증도를 정량화할 수 있다고 하였다.2) 그 이후 코골이 소리의 강도, 스펙트럼 및 음높이와 관련된 연구들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성인 코골이의 음향적 특성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다.9,10) 여러 연구에서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을 진단하기 위해 코골이 소리를 사용했다.10,11) 이러한 연구에서는 코골이 소리의 강도, 스펙트럼 측정 및 포만트 주파수, 피치 매개변수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했다.9–11) 하지만 이러한 연구에도 불구하고 코골이 소리의 피험자 내 변동성(수면위치, 수면 단계 등)을 조사한 연구는 소수에 불과하다.12) 특히 수면 단계와 혈중 산소 농도, 자세의 영향에 대한 연구의 수는 매우 제한적이다.
수면 중 신체 자세는 코골이 강도와 같은 코골이의 음향 특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13) 수면 중에 신체 자세가 여러 번 바뀔 수 있으므로 저자들은 앙와위 자세에서 발생하는 코골이 소리를 녹음하여, 수면 자세에 따른 코골이 음향 특성의 변화를 최소화하였다.
일부 연구에서는 코골이 소리의 녹음을 위해 기관 마이크 또는 안면 마스크에 내장된 마이크를 사용했는데 이런 마이크는 환자들에게 불편하고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4,14) 저자들은 환자의 어깨 위치에서 약 30 cm에 근처에 비접촉 마이크를 사용했는데, 이 방법은 환자와 물리적인 연결 없이 코골이 소리를 녹음할 수 있으며 수면을 방해하지 않아 실제 수면에서 발생하는 코골이 소리를 녹음하는 데 더 유리하다. 이는 우리 연구의 장점이기도 하다.
수면다원검사는 수면을 급속 안구 운동(REM) 수면과 비급속 안구 운동(NREM) 수면의 두 가지 넓은 범주로 분류한다. NREM은 대부분의 정상적인 수면으로 구성되며(NREM:REM의 경우 3:1 비율), NREM이 수면 주기의 초기 시간을 지배하지만 REM 기간은 끝으로 갈수록 길어진다.15) 우리는 수면다원검사 동안 REM과 NREM 수면의 동일한 길이에서 깨끗한 코골이 소리 3개를 선정하여 녹음하였고 이를 분석 후 평균을 내어 비교하였다. 수면 단계는 polysomnography 기간 동안 electroencephalography 및 electrooculogram 신호를 사용하여 결정했다. 녹음된 코골이 소리는 각각 NREM 수면과 REM 수면 중에서, apnea 발생 후 나타나는 코골이 소리 중 저명하게 나타나는 10초 구간 3분획을 선정하여 추출하였는데, 본 연구에서 NREM 수면 시 코골이는 거의 대부분 N2 stage에 국한되어 나타났고 N3 수면 시 코골이가 심해지면서 arousal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수집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는 향후 이어질 연구에서 개선해야 할 문제점이라 생각한다.
저자들은 녹음된 코골이 소리를 음성분석하여 포먼트 주파수, 음량과 스펙트로그램을 측정하였다. 포먼트 주파수는 성대의 공명 주파수로 F1–F3은 각각 인두 수축, 혀 전진 및 입술 등 성도의 해부학적 변형을 나타낸다.4) NREM 또는 REM 수면에서 코골이나 무호흡이 발생하는 동안 변형된 상기도는 기도 영역의 물리적 치수를 변경하고 이로 인하여 포만트 주파수가 변형된다.4) 저자들의 연구에서 남성에서 F2가 REM 수면에서 NREM 수면에 비해 통계적으로 감소하였다. 포만트 주파수 중 F2는 기본적으로 혀의 길이와 반비례하는 경향을 보이며, REM 수면에서 유의미하게 작아졌다는 것은 REM 수면에서 혀근육의 이완으로 인한 근육의 긴장도에 차이가 있음을 시사한다. 음량(dB) 분석은 NREM 수면과 REM 수면 시 상기도의 구조적 변화가 있고 이때 발생하는 코골이는 성도의 구조적 변화에 따라 그 코골이의 크기가 다르다는 것에 기초하여 측정하였다. 저자들의 연구에서 REM 수면과 NREM 수면의 코골이 소리 음량(dB)의 평균값은 전체 피험자, 그중에서도 특히 남성이 REM 수면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컸으며, 전반적으로 여성에 비해서도 크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REM 수면 시 근육의 긴장도가 더 감소하면서, 기도가 더 잘 폐쇄됨을 반영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실제 몇몇 연구에서 REM 수면에서는 설하 신경으로의 신경 입력이 억제되어 이설 및 인두 근육의 긴장도가 감소하여 REM 수면 동안 심각한 상기도 허탈의 경향을 증가시키며 이로 인하여 코골이 소리가 증가할 가능성이 보고되었다.16) 또한 증가된 교감신경 활동과 혈역학적 조절(예: 혈압 및 심박수 증가)은 심장 후부하를 증가시키고 혈관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허혈성 사건을 유발할 수 있다.17) 코골이 소리의 스펙트로그램은 코골이 소리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며 코골이 소리의 에너지의 변화를 잘 보여준다. 저자들의 연구에서 REM 수면에서는 코골이의 강도 파형이 빽빽하면서 짙게 나타나고 에너지값의 변동의 심했는데, NREM 수면에서는 호흡이 규칙적인 경향이 있고, 반대로 REM 수면은 빠르고 불규칙한 호흡 패턴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연구결과와 일치하였다.18)
다른 연구에 의하면 코골이는 서파수면에서 가장 두드러졌고, 2단계가 그 다음이었고, 1단계 또는 REM 수면에서 가장 적었다고 하였는데19) 이러한 결과는 서파수면에서 코골이가 가장 두드러진다는 몇몇 연구자들의 보고와 서파수면에서 상기도 저항이 심하다는 Wiegand 등의 보고와 일치한다.20) 이는 저자들의 연구 결과와는 차이를 보이는데, 이것은 다른 연구들과 달리 우리의 연구에서는 수면자세 등 신체 위치의 영향이 코골이 소리에 영향을 줄 것을 고려하여 앙와위에서만 측정하였기 때문에 나타난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우리의 연구는 깊은 수면단계에서 환자가 자주 깸으로 인해 전체 수면단계의 코골이 소리를 얻지 못한 제한점이 있어 향후 이어질 연구에서는 이를 개선하며 진행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본 저자들의 연구는 몇 가지 제한점을 가진다. 첫째는 수면 중 발생하는 모든 코골이를 분석하지는 못했고 일부 영역의 선택된 코골이 소리만을 대상으로 분석하였다. 앞으로 수면 중 발생하는 모든 코골이 소리를 대상으로 미세한 시간적 변화에 초점을 맞춘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둘째는 상기도는 성별에 따라 구조와 기능 면에서 차이가 있으며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의 임상 양상도 다르다. 성별에 따른 차이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많은 증례의 비교연구가 필요한데, 코골이 녹음과 음향분석은 시간적 제한점과 분석의 어려움이 있어 많은 수의 증례를 비교연구하기는 현실적인 제한이 있다. 앞으로 이 부분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현재 연구의 모든 데이터는 실제 수면을 취하는 곳이 아닌 수면다원검사실에서 얻었고 재현성은 테스트되지 않았으므로 가정 및 실험실에서 더 큰 샘플 크기와 더 넓은 범위를 사용하여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의 선별검사로서 이 음향분석이 유용한지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결론적으로 REM 수면 시 발생하는 코골이 소리와 NREM (N2) 수면 사이에는 음향학적 차이가 있었으며 더 많은 사례를 대상으로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