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이관 질환 혹은 이관기능장애(Eustachian tube dysfunction, ETD)의 유병률은 연구 및 대상 국가에 따라 다양하게 보고되었다. 이관기능장애는 중이강 내의 압력조절에 이상을 일으키는 기전이나 원인에 따라, 크게 폐쇄성 이관기능장애(dilatory ETD), 압력변화유발 이관기능장애(baro-challenge-induced ETD), 개방성 이관기능장애(patulous ETD)으로 분류할 수 있다. 폐쇄성 이관기능장애에 대한 미국의 연구에서, 유병률은 성인에서 약 1%–4%, 소아에서 많게는 40%까지로 보고되었다. 개방성 이관기능장애에 대한 국내 연구에서는 인구 10만명당 유병률이 2016년 10.3명으로 보고된 바 있다.1)
이관 질환이 있는 경우 주로 이충만감, 이명, 청력저하, 압력변화 시의 이통 등을 호소하며, 개방성 이관기능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본인 목소리나 호흡음이 울려 들리는 자가강청(autophony) 증상을 흔히 호소한다.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이차적인 문제를 유발할 수도 있는데, 특히 폐쇄성 이관기능장애는 반복적인 삼출성 중이염에서 유착성 중이염, 진주종성 중이염까지 유발할 수 있고, 소아에서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경우에는 언어발달이 지연될 수도 있다.2) 개방성 이관기능장애는 증상이 심한 경우 일상 대화 및 생활에 지장이 생기면서 우울증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환자가 이관기능장애가 의심되는 증상을 호소한다면 이를 간과하지 않고 평가하여 조기에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서는 이관 질환이 진단된 경우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여러 치료 방법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본론
폐쇄성 이관기능장애, 특히 기능적 이관기능장애를 진단했을 때, 증상이 가볍거나 일시적이거나 혹은 그 지속시간이 3개월 미만으로 길지 않은 급성 이관기능장애라면 경과관찰 및 보존적 치료가 우선된다. 이는 적극적 경과관찰을 의미하는 것으로, 발살바운동(코와 입을 막고 고막이 부풀어오르도록 양압을 가하며 불어주는 운동)을 주기적으로 하도록 하면서 이와 함께 비염에 대한 치료(비강 내 식염수 세척, 항히스타민제 혹은 충혈 완화제, 경구 스테로이드 및 비강 내 스테로이드 분무제 등)나 인후두역류에 대한 약물치료 등을 함께 하는 것을 포함한다.3) 이러한 보존적 방법의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며,4–7) 침습적 치료를 시행하기 전 초치료로서 시도해 볼 수 있다.
실제로 폐쇄성 이관기능장애 환자에게 가장 많이 시행되는 치료로, 반복되는 삼출성 중이염이나 유착성 중이염의 예방을 위해 시행해 볼 수 있다.8) 그러나 근본원인에 대한 치료가 아니므로, 환기관이 빠질 때마다 수개월 간격으로 반복 시행해야 하고, 이후 고막 천공이 지속되는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만성적인 이관기능장애 및 삼 출성 중이염이 함께 진단된 환자에서, 아데노이드 비대가 함께 확인된다면, 아데노이드절제술을 시행해 볼 수 있다.9,10) 특히 아데노이드 비대가 있는 소아 환자에서, 아데노이드 절제술이 이관기능장애 및 그로 인한 삼출성 중이염의 빈도를 유의미하게 줄여준다고 보고되었다.
레이저나 미세절삭기(microdebrider) 등을 이용하여 비인두에서 이관 융기(torus tubarius)의 후방부의 비대한 점막과 연골을 제거 혹은 소작하여 이관의 비인두 입구부를 넓혀주는 방법이다.11–13) 레이저를 이용한 비인두부 이관 성형술에 대한 전향적 연구에서, 약 65%의 환자가 술 후 3년까지 중이강 내 정상 환기를 유지하였으나, 약 8.3%의 환자에서 점막 유착(peritubal synechia)과 같은 합병증이 있었고, 6.5%에서는 치료에 실패하였다고 보고한 바 있다.11)
이관 풍선 확장술은 일측 혹은 양측에서 이충만감, 난청, 이통, 자가강청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만성 폐쇄성 이관기능장애에서 시행될 수 있다.14) 특히 약물치료를 포함한 보존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나, 만성 폐쇄성 이관기능장애로 인하여 재발성 삼출성 중이염으로 환기관 삽입술을 반복하는 경우, 유착성 중이염이나 만성 중이염이 있는 경우에서 시행해볼 수 있다. 최근 18세 미만의 소아환자에서 안전성과 효과를 보고함에 따라, 4세 이상의 소아에서도 고려해볼 수 있다.15,16) 국내에서는 2019년 11월 신의료기술 평가 인증을 거쳐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았으며, 만 18세 이상 환자에서 시행하도록 허가되어 있다.
단, 비슷한 증상 및 소견을 보일 수 있는 다른 질환, 특히 이관 개방증과는 반드시 정확히 감별 후 시행해야 한다. 이관 풍선 확장술은 이관의 연골부를 기계적으로 확장시켜주는 방법으로, 이관의 골부에 문제가 있거나, 이관의 개구와 폐쇄에 관여하는 근육의 기능적 문제인 경우에는 효과가 없을 수 있다. 또한 금기증에 해당하지 않는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사고나 수술 등으로 이관의 비인두 쪽 입구 주위로 해부학적 변이나 큰 흉터조직이 있는 경우, 구순열 및 구개열, 다운증후군, 이관 개방증은 금기증에 해당한다.14,17) 또한 이관 주변에 내경동맥(internal carotid artery)이 지나가므로, 술전 부비동 전산화단층촬영(paranasal computed tomography, paranasal CT) 등의 영상검사를 시행하여 경동맥관의 열개(dehiscent carotid artery) 등은 없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18) 경동맥관의 열개가 있는 경우, 이관 풍선 확장술의 가이드 카테터나 풍선 압력 등에 의해 대량출혈 등의 위험성이 크므로 풍선카테터의 삽입 깊이 및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표지[marker])을 통한 내비게이션이나 형광투시의 적용)이 없다면 시행해서는 안 된다.
2010년 Ockermann 등이 카데바를 이용한 이관 풍선 확장술을 처음 보고한 이후 여러 연구에서 이관 풍선 확장술의 안전성 및 효과를 보고하였다.19,20) 국내에서 시행된 다기관 연구에서는, 내비게이션하에 시행한 이관 풍선 확장술의 효과와 안전성을 보고한 바 있다.21) 국내에서는 2019년 신의료기술로 안전성 및 유효성을 인정받았고 2021년부터는 요양급여 적용이 가능해졌다.
이관 풍선 확장술은 비내시경하에 비인두부를 통해 풍선 카테터를 이관 내강으로 삽입하고 풍선울 팽창시켜주는 술식이다. 이관의 전체 길이는 35–38 mm 정도이므로 풍선은 이관의 비인두부 입구에서 협부까지, 이관의 연골부를 확장해줄 수 있는 길이로 고안되었고, 이관 풍선 확장술용 기구의 제조사에 따라 풍선의 형태, 길이, 팽창외경, 최대 팽창압 등에서 약간씩의 차이를 보인다. 국내에서 주로 사용되는 기구의 세부적인 규격의 차이에 대해서는 Table 1 및 Fig. 1에 기술하였다. 이관 풍선 확장술에서 풍선의 팽창압력이나 팽창 유지 시간 등 구체적인 술식의 표준화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아 연구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주요 합병증 없이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방법으로 최근 각광받고 있다.
Fig. 1에 표시됨.
이관 풍선 확장술의 일반적인 프로토콜 및 단계별 주의사항을 Table 2에 정리하였다.
이관 풍선 확장술의 합병증은 수술부위 통증이나 출혈이 가장 흔하며, 대량출혈이나 신경손상 등의 주요 합병증은 보고된바 없다. 술 후에 피하기종, 점액종 등의 합병증이 보고되기도 했는데 피하기종의 발생률은 0.27%로 매우 드물며, 점액종은 2020년에 1예가 보고된 바 있다.22,23)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내시경으로 풍선 카테터의 삽입 방향을 정확히 확인하고 이관 주위 점막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며(Fig. 2), 가능하다면 내비게이션이나 형광투시를 함께 시행하여 풍선 카테터의 위치와 삽입 깊이를 정확히 확인하여야 한다.
이관 풍선 확장술은 폐쇄성 이관기능장애에 대한 효과적이고 간단한 치료법으로 성인과 소아 환자 및 장기간의 경과관찰에서도 그 효과와 안전성을 보고하면서, 현재 가장 각광받는 치료법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많이 시행되고 있다.20,24)
이후 고실강을 통한 새로운 이관 풍선 확장술이 제시되었다. 2016년 연구에서 내시경 시야를 확보한다면 경고실 이관 풍선 확장술에 실효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하였고, 2018년 다른 연구에서 실제 임상에서의 적용 성적을 보고한 바 있다.25,26)
개방성 이관기능장애, 혹은 이관 개방증(patulous Eustachian tube)을 진단하였을 때, 환자의 증상이 일시적이거나 지속시간이 길지 않은 경우, 혹은 임신 기간 중 발생한 경우에는 증상이 자연 호전되는 경우도 있다. 그 외에 과도한 다이어트나 전신질환 등으로 인해 갑자기 체중이 감소하면서 증상이 발생했다면, 체중이 회복됨에 따라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위와 같은 경우에 해당되는 경증 혹은 일과성 이관 개방증의 경우, 경과관찰하면서 증상이 자연적으로 호전되는지, 출산 후 혹은 체중이 회복된 이후에도 증상이 지속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지속되거나, 증상으로 인해 환자의 사회 활동에 장해가 크거나 우울감 등을 호소한다면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이를 위한 첫 번째는 질환의 원인과 생리에 대해 설명하고 환자를 안심시키는 것이며, 비강국소스테로이드제제 및 코점막수축제 등의 약물치료를 하고 있다면 이를 중단하도록 한다. 그 외에 비강 내 생리식염수 세척을 시도해볼 수 있으며, 이관의 비인두 입구부의 점막 부종을 일으키는 premarin 비액의 점적이나, 비인두 점액 점도를 높이는 SSKI(saturated solution of potassium iodide)의 복용을 고려해볼 수 있다.27) 항콜린 성분(ipratropium bromide 등)의 사용이 효과가 있었다는 보고도 있어, 국내에서는 항콜린성 비강 내 분무제 등의 사용을 고려해볼 수 있다.28,29)
개방성 이관기능장애로 인한 증상들이 경과관찰 및 의심되는 유발요인의 회복 및 완화에도 호전 없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환자가 사회적 활동 장해나 우울감을 호소한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현재 개방성 이관기능장애의 표준화된 수술법은 없으며, 이충만감 및 자가강청, 호흡과 함께 고막이 움직이는 느낌 등의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중이의 압력 변화에 따른 고막의 움직임이 환기관으로 인하여 완화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증상을 주로 호소한다면 먼저 시도해 볼 수 있다. 한 연구에서 환기관 삽입을 통한 증상의 현저한 완화를 보인 건 53%였고, 환기관이 빠진 이후 다시 증상재발을 호소하였다고 보고한 바 있다.30)
고막에 팻치(paper patch)를 붙이거나 연골 고막성형술(cartilage tympanoplasty) 등을 시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고막의 질량부하(mass loading) 및 강성(stiffness) 증가로 인해, 고막의 움직임 및 저음역 소리의 전달을 감소시켜 개방성 이관기능장애의 주관적 증상들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보고되었다.31,32) 다만 이는 일시적인 증상의 완화일 수 있다.
개방성 이관기능장애의 근본적 치료를 위해, 이관의 개구에 관여하는 근육 및 인대의 절제술을 포함한 여러 가지 수술적 치료법이 제안되었다.33) 약 70%의 환자에서 증상 호전을 보였으나, 술기의 어려움과 여러 합병증에 대한 염려로 현재는 잘 시행되지 않고 있다.34,35) 그 외에 수술적 방법으로 이관의 비인두 입구부 봉합, 이관의 폐쇄, 이관 입구부의 곡률 반전(curvature inversion) 등의 다양한 수술적 방법들이 제안되었다.36–39)
이관의 비인두 입구 주위 조직에 성형술 등에 사용되는 여러 물질을 삽입하여 이관 입구를 좁혀주는 방법을 말한다. 이에 사용할 수 있는 물질에는 젤폼과 글리세린의 혼합액, 복부지방, 연골편 및 및 성형에 사용되는 여러 필러 제제(calcium hydroxylapatite, polydimethylsiloxane, hyaluronic acid) 등이 있다.40–45) 이러한 주입술을 시행하기 전에 반드시 부비동 조영 증강 CT를 시행하여 내경동맥의 위치를 확인해야 한다. 주입술을 시행한 후 삽입 물질의 이동/흡수/분해 등으로 인해 반복 주입이 필요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지속적으로 열려 있는 이관 내에 카테터를 삽입하여 이관 내강을 좁혀주는 방법이다.
2014년 보고된 연구에서, 정맥 카테터(14 혹은 16 게이지) 내부를 본왁스(bone wax)로 막은 후, 비내시경하에서 비인두부를 통해 이관의 협부를 통과할 때까지 삽입하고 고정하는 방법을 제안하였다(경비강 이관 내 카테터 삽입술).46) 그러나 이관 입구부의 봉합은 구강을 통해 기구가 움직여야 하므로 전신마취가 필요하고 봉합 자체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으며, 봉합하지 않은 경우에는 삽입한 카테터가 비인두부로 자연 탈출되는 경우가 많다는 한계가 있다.
이후 다른 연구진은 고막을 통해 이관의 중이 내 입구부를 통해 이관 골부에 카테터를 삽입하는 방법을 제안하였다(경고막 이관 내 카테터 삽입술, Fig. 3). 고막의 전방부에 절개를 넣은 후, 카테터를 삽입하고 고막 절개부에 환기관을 삽입해주는 방법이다. 그 후 다른 연구에서는 카테터의 중이 쪽 끝 5 mm 정도를 세 갈래로 갈라서 벌려준 후 삽입하는 방법을 제안하였고, 이를 통해 카테터가 비인두부로 자연 탈출하는 빈도를 줄일 수 있다.47,48)
2019년 개방성 이관기능장애의 수술적 치료법들을 비교 분석한 연구에서, 이관 내 shim(카테터) 삽입술, 이관의 비인두 입구부 주입술, 이관 성형술, 이관 폐쇄술의 4가지 방법을 비교하였다.49) 모든 방법이 증상경감에 효과적이었으나 12개월의 장기간 결과에서는 이관 내 카테터 삽입술 및 이관 폐쇄술이 효과적임을 보고하였다.
앞서 소개한 이관 내 카테터 삽입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으로, 일본의 한 연구진은 특수 제작한 실리콘 플러그를 고막을 통해 이관의 중이 내 입구부로 삽입하여 83%의 성공률을 보고한 바 있다(Fig. 4).50,51)
Kong 등은 국내에서 특수 제작한 실리콘 플러그를 이용한 경고막 이관 내 삽입술을 시행하고 있다(Fig. 5). 특수하게 고안된 실리콘 플러그의 형태를 통해, 카테터에 비해 처음 삽입한 위치/깊이에서 플러그가 이동하거나 빠지는 등의 확률이 낮다. 뿐만 아니라 실리콘 플러그를 다양한 두께로 제작하여, 환자에 이관 내강 크기 및 증상 호전 여부 등에 맞추어 삽입 및 교체 할 수 있다.
이관 내 카테터 혹은 실리콘 플러그 삽입술의 프로토콜 및 단계별 유의사항을 Table 3에 정리하였다.
2020년 일본에서 개방성 이관기능장애의 수술적 치료결과를 분석하였다.52) 수술적 치료방법에는 앞서 소개한 고막 환기관 삽입술이나 고막 질량 증가법부터 이관 입구부 주입술, 이관 성형술 및 폐쇄술, 이관 내 카테터 삽입술, 이관 내 실리콘 플러그 삽입술이 포함되었다. 총 914사례를 분석하였고, 그 중 이관 내 카테터 및 플러그 삽입술이 상대적으로 높은 효과 및 안전성을 보였다고 보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