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급성 전격성 진균성 비부비동염은 백혈병, 림프종, 당 뇨병, 장기이식 환자 등 주로 면역이 저하된 환자에게서 발병하는 치명적인 진균 감염으로, 치료 원칙은 면역저 하 상황을 유발한 원인 질환의 교정, 침범 부위 및 괴사 조직의 충분한 수술적 절제, 전신적인 항진균제 투여이 다.1,2) 모균증은 Mucorales 목에 속하는 진균종이 원인 인 감염 질환으로 치료 원칙은 급성 전격성 진균성 비부 비동염과 동일하나,3) 당뇨병이나 면역이 결핍된 환자에 서 잘 발병하며, 최근 약물요법의 남용으로 증가 추세를 보인다. 비뇌형 모균증은 안면 통증, 발열, 혈성 비루, 안 면 종창, 부종으로 시작해 안면 봉와직염, 비강과 부비 동의 괴사성 점막 변화, 안구 돌출, 시력상실, 뇌신경 마 비, 의식 저하로 급격히 진행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4)
최근 새로운 개념으로 제시되고 있는 완만한 모균증 (indolent mucormycosis)은 정상 면역을 가진 환자에게 서 항진균제 투약 없이 수술만으로 치료한 증례 보고가 있으나 치료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다.3,5-7) 완만한 모균증은 명확한 정의가 내려진 것은 아니며,7) 완전관해 (complete remission) 상태의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 자에게 발생한 완만한 모균증 증례는 보고 된 바 없다. 저자들은 자가골수이식을 앞둔 완전관해 상태의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의 우측 접형동에 국한된 완만한 모균증을 경험하였기에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 하는 바 이다.
증 례
64세 여자 환자가 6개월 전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을 진단받고 항암치료 후 자가골수이식을 위해 시행한 부 비동 전산화단층촬영에서 우측 접형동 부비동염 소견을 보여 이비인후과로 진료 의뢰되었다. 본원 혈액종양내 과에서 시행한 혈액검사에서 백혈구 6,160/μL, 혈색소 11.5.0 g/dL, 혈소판 321,000/μL, 골수 검사에서 정상 골 수 소견 보이며, PET-CT, 전신 전산화단층촬영에서 악 성 림프종 소견을 찾을 수 없어 임상적으로 완전관해 진 단을 받았다. 환자는 후비루 외에 불편한 증상은 없었으 나 기저질환으로 고혈압, 심방세동 있었으며, 6년 전 지 주막하 출혈, 뇌동맥류 있어 뇌동맥류 결찰술 시행 받은 과거력이 있었다. 시행한 비내시경 검사에서 우측 접형 동 내 농성 비루 및 진균구로 의심되는 흑갈색 종물 소 견이 관찰 되었다(Fig. 1A). 부비동 전산화단층촬영에 서는 우측 접형동 내에 연조직 음영 보였으나, 골미란 소견은 없었고, 다른 부비동, 안와 및 두개골 침범 소견 은 없었다(Fig. 2A). 환자의 증상과 전산화단층촬영 소 견에서 침습성 진균성 부비동염을 의심할 수 있는 소견 은 없어, 부비동 내시경 수술을 계획하였다. 비내시경적 으로 접형골 절개술 후 접형동을 채우는 흑갈색 덩어리 를 제거하고 조직검사를 시행하였다. 접형동 점막은 깨 끗하여, 식염수로 충분한 세척 후 접형동의 환기를 회복 시키고 수술을 종료하였다. 환자는 수술 2일째 비강 충 전물들을 제거하였으며, 수술 3일째 합병증 없이 퇴원 하였다.
조직검사결과 H&E 염색에서 균사, 분생자병(conidiophore), 흩어져있는 분생포자(conidia)를 확인할 수 있 고, Gomori methenamine-silvernitrate(GMS)염색에 서 검게 염색되고 폭이 넓고 불규칙하며 격벽 없는 균사 소견을 확인하여 모균증을 확진하였으나(Fig. 3), 술 후 8일째 시행한 비내시경 검사에서는 특이 소견이 없었다. 수술 3개월 전 항암 치료 반응 평가를 위해 시행한 경부 전산화단층촬영에서도 우측 접형동 내 연조직 음영이 확인되어 완만한 모균증으로 진단하였다. 항진균제 투 여 없이 술 후 한 달까지 경과 관찰하였고, 수술 후 한 달 째 비내시경 검사에서 정상 점막 소견, 접형동 개구부 잘 열려있는 소견 확인하였다(Fig. 1B). 환자는 불편한 증상 없어 수술 후 6주째 자가골수이식 시행하였으며 자 가골수이식 2주 후 발열 있어 시행한 부비동 전산화단 층촬영에서는 특이 소견 없이 정상적이었다(Fig. 2B). 자가골수이식 4주 후부터 폐렴과 신부전 소견 보여 기계 호흡, 지속적신대체요법, 광범위 항생제 치료받았으나 결국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이식 8주째에 사망하였다.
고 찰
모균증의 수술적 치료는 모든 괴사조직과 가피를 제 거해야 하며, 전통적으로는 광범위한 외과적 절제술이 기본이나, 병변이 국소적인 경우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 로 전환되는 추세이다.8,9) 내시경을 이용한 괴사조직 제 거는 술자로 하여금 감염된 조직을 직접 관찰하고, 죽은 조직을 제거하고, 정상적인 구조물을 유지하기에 효과 적이다.9) 수술의 원칙은 정상 점막 출혈이 있을 때까지 시행해야 하며,10) 괴사된 모든 조직을 철저히 제거해서 병변 부위로 약제가 도달하지 못하는 것을 막아야 한 다.8,10) 원칙적으로 수술 후에도 amphotericin B를 6~8주 간 사용해야 하며, amphotericin B를 투여받는 환자는 약제의 신독성으로 인해 정기적인 creatinine, blood urea nitrogen, electrolyte, complete blood cell count를 측정 해야 한다.8,10)
백혈병 환자에게 발생한 모균증의 치료 지침은 ECIL3 (The 3rd European conference of infection in leukemia)에 따라 신독성 등의 부작용을 줄인 amphotericin B 지질 복합체가 일차 치료제로 권고 되나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신중하게 사용하여야 한다.8,11) Amphotericin B 지질 복합체에는 liposomal amphotericin B와 amphotericin B liposomal complex가 있으며, 투약 농도는 liposomal amphotericin B에서 5~10 mg/kg/day, amphotericin B liposomal complex에서는 5~7.5 mg/kg/day이다.11)
모균증은 전격성으로 진행하는 진균감염으로 알려져 있으나, Erika 등은 1개월 이상의 경과를 보이고 비강, 부비강의 조직검사에서 모균증이 확진된 경우, 완만한 모균증이라 분류하였다.7) 하지만, 완만한 모균증의 명확 한 정의는 내려지지 않았고 치료 원칙에도 논란이 있다. 완만한 모균증의 대부분 증례에서 안면통, 두통이 동반 되며, 수술 전 비내시경에서 비강 내 점막 부종, 혈성 비 루 등 점막 침범 소견은 없지만 수술 중 부비동 내 점막 괴사 소견이 확인되는 특징이 있다.7) 본 증례에서는 후 비루 외 동반된 증상이 없고, 비강과 접형동 내 점막 침 범 및 괴사 소견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수술 3개월 전 항 암 치료 반응 평가를 위해 시행한 경부 전산화단층촬영 에서 우측 접형동 내 연조직 음영 확인되어 완만한 모균 증으로 진단하였다.
Jung 등3)은 정상 면역 환자의 상악동에 발생한 완만 한 모균증 4예를 수술적 치료만으로 완치하였다고 보고 하였고, Erika 등은 7예의 완만한 모균증을 보고 하였으 며, 4예는 면역저하 환자, 3예는 정상 면역 환자였다. 7예 의 환자 모두 상악동을 침범하는 병변이었으며, 면역저 하 환자 4예 중 3예에서는 수술과 항진균제 투여, 1예에 서는 수술적 치료만 시행하였으며, 정상 면역 환자 3예 에서는 수술적 치료만 시행하였고, 7예 환자 모두 완만 한 모균증에서 완치되었다고 보고하였다.7) 접형동에 국 한하여 발생한 완만한 모균증은 현재까지 외국 문헌에 서 2예가 보고되나 국내에는 보고된 바가 없으며, 모두 정상 면역 환자에게 발생하였다.5,12) Del 등12)은 수술 후 항진균제를 투약하여 완치를 보고하였고, Ketenei 등5) 은 수술만으로 완치를 보고하였다.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의 치료 후 반응을 평가하는 국 제적인 기준에서 완전관해로 평가되기 위해서는 종양 부담을 반영하는 기준과 골수의 조혈 기능을 반영하는 기준 모두 만족해야 한다.13) 본 증례 환자의 경우, 부비 동 수술 2개월 전 완전관해로 진단되고, 수술 전후 절대 호중구수가 3,000/mm2 이상으로 면역저하자로 분류하 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으며, 접형동에 국한된 완만한 모 균증이라 판단하여 수술적으로만 치료 후 항진균제 투 약 없이 자가골수이식을 진행하였고, 폐렴 및 다발성 장 기부전으로 사망하기 전 2개월간 접형동 모균증의 재발 소견을 확인할 수 없었다. 완전관해 상태의 백혈병 환자 에게 수술 후 발견된 완만한 모균증일 경우, 환자가 정 상 면역이라 판단될 때, 치료 또는 예방적으로 항진균제 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