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림프종은 림프 조직에 속하는 세포인 림프구 및 조직 구에서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크게 두 분류가 있다. 리 드스턴버그 세포(Reed-Sternberg cell)를 비롯한 많은 비종양성 염증 세포의 침윤을 특징으로 하는 호지킨 림 프종(Hodgkin’s lymphoma)과 병리소견, 면역형, 임상양 상이 다른 비호지킨 림프종(Non-Hodgkin’s lymphoma) 으로 분류할 수 있다. 비호지킨 림프종은 두경부 영역에 서 호지킨 림프종보다 더 많이 발생하며 림프절 외 장기 의 침범을 더 잘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림프절 외 장 기 중 구개인두편도환(Waldeyer’s ring)에서 대부분 발생 하며 그 이외에 부비동, 타액선, 구강, 후두 등에 발생할 수 있다. 1) 타액선에서 발생하는 원발성 림프종은 타액선 기원 종양 중 약 1.7% 정도로 매우 드물다.2) 그 중 약 76% 는 이하선에서 발생하며 악하선이 20%, 설하선이 3% 순 으로 발생한다.3) 조직학적으로는 미만형 대세포성 세포 림프종(diffuse large b cell lymphoma)과 mucosa-associated lymphoid tissue(MALT) 림프종이 많으며 절반 이상이 저악성으로 예후는 양호하다.4) 국내에서는 악하 선에 발생한 미만형 대세포성 세포 림프종에 대한 증례 가 2003년 Lee 등5)이 보고한 단 1예가 확인되었다. 이에 저자들은 49세 남자 환자의 악하선에 발생한 미만형 대 세포성 세포 림프종 1예를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49세 남자 환자가 내원 4개월 전 처음 발견한 우측 악 하선 종괴로 내원하였다. 종괴는 최근 1개월 전부터 점점 커지기 시작하였다. 환자는 쇼그렌 증후군 등의 자가면역 질환을 포함한 침샘 부위의 염증 등의 과거력 및 수술력 은 없었다. 환자는 발열, 야간발한, 체중감소 등의 B 증 상을 포함한 다른 증상은 호소하지 않았고 통증도 없었 다. 신체 검사에서 우측 악하선에 약 5×4 cm 크기의 단 단하고 주위 조직에 고정된 종괴가 촉진되었고 압통 및 안면 신경 마비 증상은 없었다. 세침흡인검사에서는 다 량의 림프구와 양성 상피세포가 확인되어 병리 소견은 만성 타액선염으로 진단되었다. 경부 컴퓨터단층촬영에 서는 우측 악하선 공간에 약 4.7×5.3×5 cm 크기의 비 교적 균일하게 조영 증강되는 종괴가 확인되었으며 주 위 림프절에는 특이소견이 없었다(Fig. 1). 악하선에서 기원한 둥근 모양의 종양이 피부 쪽으로 커져있는 모양 이었고 하악골 침범은 없었다. 임상적으로 종괴의 크기 가 크고 점점 증가하는 양상이었기 때문에 세침흡인검 사 결과대로 타액선염으로 진단할 수 없었다. 양성 또는 악성 종양 등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기 때문에 종괴 의 제거 및 정확한 진단을 위해 전신마취 후 우측 악하선 절제술을 시행하였다. 수술 중 신경 감시장치를 사용하 였으며 수술은 하악뼈 2 cm 하방으로 피부를 절개하여 악하선 종괴로 접근하였다(Fig. 2A). 종양은 전체적으로 주변 연조직과 유착이 심한 상태였다(Fig. 2B). 일반적으 로 악하선을 절제할 때 악하선의 피막을 보존하며 주위 조직을 박리하지만, 본 증례에서는 종양이 주위의 연조 직과 상하좌우 모든 면에서 심한 유착이 있었다. 임상적 으로 안면신경과 주위 조직에 심한 유착 소견은 악성 종 양을 의심해야하는 소견이기 때문에 피막에 유착된 연 조직까지 충분히 종양 경계면에 포함되도록 절제를 진 행하였다. 안면 신경의 하악분지 중 주 분지는 종양과의 분리가 안전하게 시행되었으나 말단의 분지 일부가 종 양과 유착되어 있었다. 안면신경의 하악 말단 분지를 보 존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종양과 함께 절제하였다. 수 술 후 시행한 병리조직검사에서 정상 침샘 구조 사이로 종양 세포들이 침윤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Fig. 3A) 종양 세포는 비정형 림프구로 일정한 규칙 없이 미만성 으로 퍼져있으며 정상 림프구보다 3배 이상 커져 있어 (Fig. 3B) 비호지킨 림프종으로 진단되었다. 추가로 시 행한 면역조직화학검사에서 비정형 림프구들은 B세포 표지자인 CD20에 강한 양성을 보였으며(Fig. 3C), 표적 치료제가 개발되어 있는 CD30에 미만성 양성 소견을 보 여(Fig. 3D) 최종적으로 미만형 대세포성 세포 림프종으 로 진단되었다. 수술 후 환자는 아래입술에 House brack-mann grade II의 안면마비가 관찰되었다. 병기 설정을 위 해 촬영한 양전자방출 단층촬영에서 원격 전이 소견은 없었고 환자는 항암치료 후 6개월간재발 소견 없이 외 래 경과 관찰 중이다. 안면마비는 수술 후 3개월경 회복 되었다.
고 찰
악성 림프종은 림프구 및 조직구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타액선에서 원발하는 경우는 약 1.7~5%로 드 물기 때문에 조직검사나 수술적 절제 이전에 이 병을 의 심하기는 어렵다.6-8) 타액선 중 이하선에서 약 80%로 가 장 많이 발생하는데 이는 이하선이 악하선과 설하선보 다 크기가 크고 이하선 내부에는 다른 타액선에는 없는 림프절이 존재하기 때문이다.2) 남녀 비는 1:2로 성인 여 성에 호발하며 쇼그렌 증후군의 림프상피성 타액선염을 가진 환자에서는 발생 위험성이 44배 정도 높다고 알려 져 있다.9) 엡스타인바 바이러스감염, 인간 면역결핍 바 이러스 감염 등이 위험인자로 보고되었으며 그 외 자가 면역질환, 장기간의 면역억제제 투여, 살충제, 고령 등도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10) 림프종과 와르틴 종양의 조 직학적 연관성 또한 보고된 바 있다. 와르틴 종양은 두번 째로 흔한 타액선 양성종양으로 증식성 상피세포 성분 과 림프 기질로 이루어져 있다. 림프 기질은 전신 림프 조 직의 일부로서 림프종으로 변화할 수 있으며 악성 변화 가 발생할 경우 대부분 비호지킨 림프종으로 변하게 된 다.11,12) 와르틴 종양은 림프종과 무통성 경부 종물을 나 타내는 임상양상이 유사하며 세침흡인생검으로 진단하 기 어렵다. 경부 단층촬영을 시행할 경우 와르틴 종양은 조기에 빠른 조영 증강이 나타나고 지연기에 씻김현상이 나타나는 특징을 가지므로 림프종과 감별할 수 있다.13) 비호지킨 림프종의 가장 흔한 증상은 점점 커지거나 지 속되는 무통성의 경부 림프절 종괴이며 발열, 야간발한, 체중감소 등의 B 증상이 20% 정도에서 나타날 수 있고 그 외 피로감, 권태감, 가려움증 등이 동반될 수 있다.14) 이러한 비특이적인 증상들은 타액선염 등의 염증성 질 환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타액선의 악성 종양에서 나타 날 수 있는 동측 혀의 마비 및 감각 이상, 주위 피부의 괴 사, 통증 등의 증상이 드물기 때문에 술 전 병력청취만으 로는 감별이 어렵다. 본 증례에서도 점점 커지는 종물 이외에는 위와 같은 다른 증상을 호소하지는 않았기 때 문에 처음부터 임상적으로 림프종을 의심하기는 어려웠 다. 경부 종괴의 진단을 위해서 기본적으로 시행되는 세 침흡입생검, 중심바늘부생검, 동절결편 검사 등은 림프 종을 진단하기에는 충분하지 못한 경우가 많으며 정확 한 병리조직학적 진단을 위해서는 종괴의 수술적 절제 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세침흡입생검은 전이성 암종이 나 다른 악성변화와의 감별에는 유용할 수 있지만 림프 종의 초기 진단으로는 부족하다.15) Frederiksen 등16)의 체계적 문헌고찰에 의하면 중심바늘부생검 또한 약 74%의 진단율을 보인다. 중심바늘부생검은 세침흡입생 검 보다 높은 진단율을 보이기 때문에 본 증례에서처럼 세침흡입생검에서 종양을 감별할 수 없는 염증소견이 보일 때는 중심바늘부생검 을 고려해볼 수 있다. 하지만 중심바늘부생검의 진단율이 높지는 않기 때문에 진단이 모호하거나 임상적으로 암종이 의심되면 절제 생검을 고 려해야 한다. 저자들의 증례와 유사하게 세침흡입생검 에서 만성 타액선염으로 진단이 되었으나 수술 후 병리 조직소견에서 비호지킨 림프종이 진단된 사례가 해외에 서 보고된 바 있다.17) 따라서 악하선을 비롯한 두경부 종 물에서는 영상 검사와 세침흡인뿐만 아니라 신체검사와 병력 청취 등의 임상소견에서 각각의 소견이 일치하지 않 거나 악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경우 적극적으로 수술적 제 거를 통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함을 알 수 있었다. 타액 선에서 발생한 림프종의 예후는 대개 양호한 편으로 전 체 생존기간과 5년간 무재발 생존기간은 각각 95%, 51% 로 보고되었다.18) 하지만 예후는 조직학적 형태, 병기와 큰 연관이 있으므로 병기 결정을 위해 흉부, 복부 전산화 단층촬영 및 골수생검과 양전자방출 단층촬영 스캔이 권유되고 있다. 병기는 Ann Arbor 분류를 따르고 치료 는 병기에 따라 병기 I, II기에는 수술적 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시행하고,병기 III, IV기에서는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하고 추가적으로 방사선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항 암화학요법은 대부분 cyclophosphamide, doxorubicin hydrochloride, oncovin, prednisolone(CHOP)항암치료 를 시행하거나 단일클론항체인 Rituximab을 추가한 R-CHOP 치료를 시행한다.19,20) 타액선의 림프종은 예후가 양호하고 재발하더라도 치료에 잘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 져 있다. 본 증례에서와 같이 악하선을 포함한 두경부 종 괴를 진단할 때 세침흡인 검사에서 양성의 소견이 확인 되거나 시행한 컴퓨터단층 찰영에서 종양이 명확히 의 심되지 않더라도 임상적으로 크기가 점점 커지는 양상 이거나 악성을 배제할 수 없는 소견이 있을 경우 적극적 으로 종괴의 수술적 제거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적절한 치료가 빨리 이루어지도록 해야한다. 또한 저자 들의 증례와 같이 주위의 림프절 전이가 없이 악하선 기 원 종물이 발생한 경우에서도 림프종이 진단될 수 있음 에 주의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