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척수부신경(spinal accessory nerve) 손상은 경부 청소 술을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으로, 특히 경부 후삼 각(posterior triangle) 부위의 림프절 절제술을 시행할 때 약 3~8%로 발생할 수 있다. 척수부신경은 승모근(trapezius muscle)과 목빗근(sternocleidomastoid muscle) 에 분포하여 작용하며, 이 신경이 손상되면 어깨의 외전 (abduction) 장애, 만성 통증, 목빗근의 위축 등의 증상 이 발생한다.1,2) 척수부신경이 승모근과 목빗근에 분포 하는 것은 일정하지 않고 변동이 있기 때문에, 신경의 손 상이 발생했을 때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이 비전형적일 수 있다.1) 따라서, 환자가 호소하는 임상 증상을 인식하 고 올바른 진단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경부수술 이후 환자가 환측 어깨의 통증과 어깨의 외 전 장애, 상완의 감각이상 등을 호소할 시에는 면밀한 신 체학적 검사가 필요하다.3) 또한 근전도 검사와 자기공명 영상(MRI) 검사 등을 통해 어떤 신경과 근육에 손상이 있는지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저자들은 우측 경부 제 5구역에 발생한 종물을 국소마취하 절제생검한 후 우측 어깨의 외전 장애뿐만 아니라, 우측 팔의 감각 저하, 우측 상지 전체의 운동 장 애가 함께 발생한 환자를 경험했다. 전완부를 포함한 상 지 전체의 마비 증상이 발생하여 상완신경총 손상으로 오진했으나 수술 4개월 후 탐색 개방술을 시행하여 척수 부신경의 손상을 확인하고, 단단 문합(end-to-end anastomosis)을 통해 신경을 재건하였던 경험을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47세 여자가 내원 2개월 전부터 우측 경부에 만져지 는 약 1.5×2 cm 크기의 종물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경 부 컴퓨터 단층촬영검사(CT)에서 우측 경부 제 5구역에 림프절이 확인되었으며(Fig. 1), 세침흡인 조직검사 결 과 악성 소견이나 육아종의 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항생 제를 포함한 경구 약물을 약 2주간 복용하였으나 크기의 변화는 없었으며, 국소마취하 우측 경부 림프절 절제생 검(excisional biopsy)을 계획하였다.

수술은 환자의 어깨와 등에 베개를 위치하여 경부가 신전(extension)될 수 있도록 자세를 잡았다. 우측 경부 제 5구역에 촉지되는 림프절 주위로 국소마취를 한 후 척수부신경의 손상을 주의하여 림프절을 박리하였다. 수 술 중의 특이소견은 없었으며, 광경근(platysma muscle) 과 피부 밑층을 흡수사를 이용하여 봉합한 후 피부 봉합 후 수술을 마무리하였다. 수술 시 환자가 호소하는 불편 함 및 통증은 경미하였으며, 수술 당일 퇴원하였다.
수술 1일 후 환자는 수술 이후부터 지속되는 우측 팔 의 감각 저하, 통증 및 젓가락질을 하기가 힘들다는 것 을 주소로 응급실을 통해 내원하였다. 응급실 내원 당시 시행한 신체검사에서 우측 팔꿈치 굴곡 Grade II, 손목 폄 Grade II, 팔 들어올리기 Grade I의 운동 장애가 관찰 되었으며, 좌측에 비해 우측 상지의 감각 저하가 관찰되 었다. 그 외 신경학적 이상 소견은 없었으며, 수술 부위 의 발적 및 부종 또한 없었다. 신경과의 협진 하에 수술 시 경부 신전(extension) 자세에 의한 우측 상완신경총의 손상 가능성을 고려하여 Methylprednisolone 1,000 mg QD 펄스 요법을 시작하였다. 이후 시행한 우측 상완신 경총 자기공명영상촬영(Brachial plexus MRI) 및 우측 경부 컴퓨터 단층촬영검사(CT)에서 수술 후 변화로 보 이는 소견 외에는 특이 소견이 관찰되지 않았다. 입원 중 물리 치료 및 신경 자극 치료를 병행하면서 7일간 Methylprednisolone 1,000 mg QD 펄스 요법 이후 경구 Prednisolone 20 mg QD로 복용하며 점차 감량하였다. 환자 는 입원치료 후 우측 팔꿈치 굴곡이 약 120도 정도까지 Grade III로 가능하여 호전양상을 보였으나, 팔 들어올 리기는 Grade I의 운동 장애가 지속되었다. 수술 후, 조 직검사 결과는 만성 림프절염(chronic lymphanenitis)으 로 확인되었다.
수술 3개월 후 시행한 상지의 근전도 검사 및 신경전 도 검사 결과 우측 승모근(trapezius muscle)의 진폭이 좌측에 비해 11.4 mV에서 6.7 mV로 약 60% 감소된 것 과, 우측 목빗근(sternocleidomastoid muscle)의 진폭이 좌측에 비해 1.2 mV에서 0.6 mV로 약 50% 감소된 것이 확인되어, 상완신경총 손상의 가능성보다는 척수부신경 의 손상으로 판단되었다(Fig. 2).

지속적인 재활 및 물리치료를 시행했으나, 수술 4개 월 후에도 환자의 운동 장애 및 어깨 통증이 지속되었다. 환자에게 추가적인 재활과 탐색술을 통한 신경 봉합술 에 대해 설명하였고, 환자는 적극적인 탐색술을 원하여 전신마취하 탐색술(exploration)을 통해 신경 손상에 대 한 평가를 계획하였다. 이전 시행한 절개 부위를 약 1 cm 연장하여 절개한 후 척수부신경을 탐색하였다. 이전 수 술 부위에서 척수부신경을 조심스럽게 박리하여 신경이 절단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주위 섬유조직들을 신 경으로부터 충분히 박리하여 절단된 신경 근위부와 원 위부를 각각 1 cm 이상 노출시킨 후, 긴장 없이 단단 문 합술(end-to-end anastomosis)을 시행하였다. 신경절단 면의 원위부에서 신경자극기를 통해 승모근(trapezius muscle)의 수축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성형외과에서 신 경봉합술(Neurorrhaphy)을 시행하였다(Fig. 3).

신경봉합술 1주 후 우측 어깨의 통증은 완화되었으 며, 재활 치료를 약 2개월간 병행하였다. 추가적인 신경 생리학적 검사는 시행하지 않았으며, 신체검사에서 팔꿈 치 굴곡 Grade IV, 팔꿈치폄 Grade IV, 팔 들어올리기 Grade IV로 호전되는 양상을 보였고, 현재 신체검사에 서 악화 소견 없이 외래 경과 관찰 중이다.
고 찰
척수부신경(spinal accessory nerve) 손상은 경부 청소 술 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으로서, 신경의 다양한 해 부학적 변이로 인해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이 비전형적 일 수 있다. 따라서, 척수부신경 손상이 임상적으로 상완 신경총병증(brachial plexopathy), 근위신경병증(proximal neuropathy), 그리고 어깨의 일차적인 근골 문제 (primary orthopedic problem)로 오진될 수 있다. 특히 자세 문제로 인해 어깨 부분이 눌릴 경우 상완신경총의 긴장(traction) 손상이 발생하여 통증 및 감각 이상을 호 소하게 되는데, 이는 척수부신경 손상의 임상 증상과 매 우 유사하다. 따라서, 환자가 호소하는 임상 증상을 인식 하고 올바른 진단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1,3,4) 수술 후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이 비전형적일 경우에는 면밀한 신 체학적 검사와 함께 근전도 검사,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등을 통해 어떤 신경과 근육에 손상이 있는지 객관 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근전도 검사결 과가 척수부신경의 손상과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게 나올 수 있으며, 근전도 검사 및 신경전도 검사를 너무 조기에 시행할 경우 위음성이 나올 수 있음을 고려해야한다.4)
수술 시 척수부신경의 손상이 발생하는 메커니즘은 수술 중 신경에 가해지는 압박(compression), 긴장(traction), 열손상(thermal injury), 절단(transection)과 신경 독성의 물질이 신경으로 주입되는 경우 등이 있다.5-7) 부 분적인 척수부신경의 손상시 약 12개월까지 재활치료를 하며 경과관찰한 경우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통증과 불 편함이 개선될 수 있다고 보고된바 있다.8) 그러나, 적절 한 시기에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지 않아서 회복이 늦어 지는 경우도 존재한다. 만약 수술 중 신경의 손상이 확 인된다면, 신경의 재건을 즉시 시행하여야 하며, 신경의 재건을 시행할 때는 미세수술기구(microsurgical tool)와 확대장치(magnifying devices)를 사용하는 것이 이상적 이다.6)
수술 후 척수부신경의 손상이 강력히 의심될 경우에 는 신경의 회복을 위해 보존적 치료(conservative treatment)에 더하여 탐색 개방술(exploration surgery)을 주 저하지 않고 고려해야 한다. 특히 수술 후 고해상도의 초 음파를 통해 신경의 완전한 절단 또는 신경의 연속성에 신경종(neuroma)이 발생하였을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 가 즉시 시행되어야 한다.6) 신경의 조기 재건이 매우 중 요한데, 신경의 손상이 발생한 이후 적어도 6개월 이내 에 수술을 시행한 경우 약 87%에서 수술 약 12개월 이후 신체검사에서 Grade III 이상의 회복을 보였다.7,9) 신경 손상 발생 후 6개월에서 12개월 사이에 지연 재건(delayed repair)을 시행한 경우에도 양호한 기능적 회복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된다.10) 탐색 개방술을 통해 척수부 신경의 손상이 확인되었을 때, 단단 문합(end-to-end anastomosis) 또는 대이개신경(great auricular nerve), 비복신경(sural nerve) 등을 이용한 신경이식(nerve graft)을 고려할 수 있는데, 수술 후 결과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고된다.2,7,9)
수술 후 신경의 회복과 재건을 위해 팔의 움직임을 제 한하는 것이 필요하며, 약 3주 이후 재활 치료를 병행해 야 한다. 환자가 호소하는 임상증상들 중에서 통증은 비 교적 조기에 완화된다.5) 또한 신경의 회복을 위해 스테 로이드 펄스요법을 시행할 수 있고, 관절내 스테로이드 주입치료법 또한 시도해볼 수 있다.11) 운동 및 신경생리 학적 회복은 약 6개월 이상의 지속적인 경과관찰이 필요 하며, Grade III 이상의 기능적 최대 회복에는 약 2년 이 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5,9)
척수부신경의 손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불필요한 림프절 절제술을 시행하지 않는 것이며, 불가피하게 림프절 절제술을 계획할 시에는 척 수부신경의 손상을 피하기 위하여 술자는 해부학적 구 조를 정확히 이해해야 하고, 수술 시에 적절한 길이의 절 개를 통해 수술 시야를 충분히 확보하여 신경의 예상 주 행 경로 가까이에서는 조심해서 박리하여야 한다. 또한 수술 전 환자에게 수술의 과정과 수술 후 발생 가능한 합병증에 대해 사전동의(informed consent)를 받아야 한다.5,7)
이에 최근 저자들은 경부 림프절 절제생검술 후 상완 신경총 손상으로 오진된 척수부신경 손상을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