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편두통은 주기적인 중등도 이상의 두통과 신경학적 증상을 동반하는 만성 신경질환이다. 유병률은 일반적으 로 17~18%을 차지하며 남성의 4~6%, 여성의 11~17% 에서 편두통을 경험하게 되며, 여성에서 더 호발하는 것 으로 알려져 있다.1-4) 특히 30~49세 여성의 20%가 반복 적인 편두통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3,4) 편두 통 환자에서 많게는 3명 중 1명이 어지럼증을 경험하는 것을 고려할 때 편두통과 관련되어 나타나는 변동성 어 지럼증은 매우 흔한 증상임을 알 수 있다. 편두통성 어지 럼증 환자를 기술하는 용어는 오랫동안 단일화되지 않아 migraine associated vertigo, migraine associated dizziness, benign recurrent vertigo, vertiginous migraine, vestibular migraine, migrainous vertigo, migraine related vertibulopathy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되었다. 2012년 Barany 학회는 Neuhauser와 Lempert의 진단기준을 일 부 보완하여 전정편두통(vestibular migraine)이라는 병 명으로 국제전정질환분류(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vestibular disorders, ICVD)의 진단기준을 발표했다.5) 국 제두통학회는 2013년 국제두통질환분류(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headache disorders, ICHD) 3판(베타)의 부록편에 전정편두통을 포함시키면서 전정편두통이 편 두통의 한 유형일 가능성을 인정했다.6) 향후 새로운 진 단기준을 사용한 연구결과들이 전정편두통이 편두통의 한 아형이라는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게 된다면 국제두 통질환분류 4판에서는 편두통의 정식 아형으로 분류될 예정이다.6) 전정편두통은 어지럼증으로 인해 병원에 내 원하는 환자의 약 1/3을 차지하며, 재발성 자발적인 현훈 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보고되고 있다. 전정편두통을 진 단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우선 편두통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편두통과 현훈을 포함한 내이증상을 연결하는 병태생리학적 기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에 본 연 제에서는 전정편두통의 임상양상과 진단 더불어 관련 기전 및 치료에 대해 정리해 보고자 한다.
국제두통학회의 ICHD-2 기준에 의하면 어지럼증 등 전정증상이 포함된 편두통의 아형은 basilar type migraine과 소아성 양성 발작성 현훈(benign paroxysmal vertigo of childhood) 뿐이었으나, ICHD-3 기준 에 의하면 전정편두통은 편두통의 6번째 아형인 ‘편두 통과 관련된 삽화증후군’의 부록에 속한다. 편두통은 크 게 조짐 없는 편두통(migraine without aura)과 조짐이 있는 편두통(migraine with aura)으로 구분할 수 있다 (Table 1).6)
가장 흔한 조짐 없는 편두통은 1) 치료하지 않거나, 치료가 제대로 안 되었을 때 4~72시간 동안 두통발작 이 지속되고, 2) (1) 일측, (2) 박동성, (3) 중등도 또한 심한 통증, (4) 걷거나 계단 올라가기 같은 일상적인 육 체활동에 의해서 두통이 악화되거나 일상적인 육체활 동을 못하게 하는 두통 등 상기 4개의 특성 중 최소 2개 를 포함하며, 3) 두통이 있는 동안 (1) 구역(구토 동반할 수 있음), (2) 광공포증(photophobia)과 소리공포증 (phonophobia)의 발생 중에서 적어도 하나를 포함하 고, 4) 1)~3)을 포함한 두통발작이 5회 이상 발생하고 5) 다른 질병이 배제되어야 진단이 가능하다.
조짐이 있는 편두통은 발생 기전이 보다 잘 알려져 있고 전형적인 순서를 따른다고 하여 전형적인 편두통 (classic migraine)이라고 불리우기도 한다. 진단은 1) 완전히 회복 가능한 시각 증상(깜박거리는 불빛, 점, 선 이나 시력소실), 감각 증상(못, 바늘로 찔리는 감각이나 감각소실), 언어 장애(실어증) 중에서 한 가지 이상을 포함하는 조짐이 있고, 운동장애가 없어야 하며, 2) (1) 동측 시각 증상이나 편측(unilateral) 감각 증상, (2) 적 어도 한 가지 조짐 증상이 5분 이상 서서히 증대되거나, (3) 다른 조짐 증상들이 연속해서 5분에서 60분내에 발 생하거나, (4) 두통이 조짐 동안 생기거나 조짐이 생기 고 뒤이어 60분 이내로 발생하고, 3) 상기 나열한 2)의 (1)~(4) 조건중 2가지 이상을 만족하며, 4) 다른 질병이 배제되어야 조짐이 있는 편두통으로 진단할 수 있다. 조짐은 시각증상이 가장 흔한 형태이며, 고정된 지점 주변부에서 지그재그 양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점차 왼 쪽 또는 오른쪽으로 번져나가고, 바깥쪽으로 볼록하면 서 섬광모서리를 가지며 지나간 자리에는 다양한 크기 의 암점(scotoma)을 남기기도 한다. 그 외에 체성감각 계, 운동장애, 뇌신경장애와 뇌간 증상 등도 동반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3) 조짐이 먼저 나타나고 이후 편두 통이 오는 것이 전형적이지만, 비편두통성 두통이 나거 나, 아예 두통이 없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편두통이 생기는 기전은 아직 정립되지 않았지만, cortical spreading depression에 의한 trigeminvascular system의 활성화와 감작화가 편두통의 발생 및 편두통 으로 인한 통증감각의 인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7) Cortical spreading depression은 전기적, 물리적 또는 다량의 K+ 자극을 주었을 때 대뇌 피질, 특히 후두부에서 쉽게 발생하는 지속적이고 강한 신경 의 탈분극 파장이 서서히 전파되고 (2~5 mm/min) 뒤 이어 신경억제가 몇 분 동안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일반적인 전형적인 조짐이 있는 편두통(migraine with aura)을 설명하는 기전으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 다.8) Cortical spreading depression이 지속되는 동안 K+, protons, nitric oxide, arachidonic acid, prostaglandins 등이 증가하여 trigeminvascular system 활성 화 및 감작화가 일어난다. 이는 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CGRP)의 방출과 연결되어 중경막혈관확장, 혈장혈관외유출, 비만세포탈과립을 조장하여 신경자극 에 의한 혈관주의의 염증(neurogenic inflammation)을 일으켜서 두통을 일으키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7,8)
이 외에, 이온채널병변(channelopathy) 역시 편두통 발생의 주요 기전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온채널병변이 란 특정한 이온채널의 고장이 편두통 발생에 관여한다 는 가설이다. 예를 들어 cerebellar ataxia, 현훈, 편두통 증상을 흔히 보이는 familial hemiplegic migraine 가족 들 중에서 신경 calcium channel의 막관통 구성성분을 위한 CACNAIA(chromosome 19P13)와 ATP1A2 (chromosome 1q23)의 변이가 관찰되었다. 이 기전에 따르면 유전자 변이가 생긴 후 calcium channel로 Ca+ 유입이 증가됨으로써 glutamate release와 대뇌피질의 흥분이 증가되어 피질에서 Cortical spreading depression이 발생하고 편두통을 야기한다고 설명하고 있다.7)
편두통은 다른 종류의 두통(예를 들어 긴장성두통)보 다 동반 증상으로 현훈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기존의 연구에 의하면 편두통 환자들에서 현훈 발생 빈도는 긴 장성두통 환자들의 현훈 발생 빈도에 비해 유의하게 높 았다. 최근 big data를 이용한 연구에 따르면 어지러움 을 호소한는 사람의 23.4%에서 전정편두통의 진단을 충 족하였으며 이는 정상 성인의 2.7%의 확률로 편두통과 현훈이 한 환자에서 동시에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9) 또한, 편두통환자는 현훈 뿐만 아니라 이명, 난청 같은 내이증상을 역시 흔하게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편두통과 내이 증상을 유발하는 기전에 대해서는 아 직까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편두통의 발생에 관 련된 삼차 신경절의 신경 분지가 내이 혈관에 분포하는 해부학적 요소가 편두통과 내이 증상을 연결하는 기전 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제시되고 있다.10,11) 삼차신 경절의 ophthalmic branch는 basilar artery, anterior inferior cerebellar artery를 따라 분포하며 내이 안쪽으 로는 labyrinthine artery와 spiral modiolar artery, radiating arteriole까지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연구에서는 편두통의 발생에 의한 trigeminvascular system의 활성화와 감작화는 말초신경말단에서 분비되 는 proinflammatory neuropeptides인 substance P와 와 우혈류의 증가를 유도하는 capsaicin의 유출을 유도하 여 labrinthine artery와 spiral modiolar artery, radiating arteriole에 분포한 삼차신경 말단에서 혈관확장, 혈 관외 유출 및 neurogenic inflammation을 유발하여 전 정 증상과 와우 증상 등 내이증상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보고있다.11) 이를 뒷받침하는 한 연구로서 삼차신경절 에 전기자극을 가하였을 시에 basilar artery, anterior inferior cerebellar artery, 내이 안쪽으로는 labyrinthine artery와 spiral modiolar artery, radiating arteriole까지 자극 전 경정맥으로 주입한 colloidal silver 혹 은 Evans Blue이 분포를 확인할 수 있었고 혈관주위와 와우 혈장의 혈관의 유출이 역시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 이 관찰되었다. 이는 편두통 발생 동안 삼차신경절의 구 심신경이 자극될 수 있고 이는 내이로 연결되는 혈관의 투과성에 변화를 유발할 수 있으며, 다양한 염증매개물 질 및 사이토카인(substance P, capsicin, and transient receptor potential vanilloid type I)의 활성화로 인해 전 정 편두통이 생길 수 있음을 증명한 연구였다.12)
최근 neuroimaging을 이용한 다양한 연구결과를 기 반하여 cortical spreading depression에 의한 trigeminvascular system 활성화와 중경막혈관확장은 뇌간의 medulla와 pons level에서 trigeminal pain pathway와 vestibular pathway의 활성화를 유도하며 이는 thalamo-cortical pathway와 ponto-amygdaloid pathway 를 통해 midbrain, thalamus, and forebrain에서 전정기 능처리의 중추 피질의 탈분극 현상을 유도한다. 즉, 편 두통의 발생은 뇌간 및 대뇌피질 수준에서 전정 처리과 정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이는 현훈을 포함한 내이증상 의 발현과 연결 될 수 있다.8)
전정편두통의 진단은 혈액검사나 조직검사와 같은 생물학적 지표가 아닌 병력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 다. 국제두통질환분류 3판(베타)의 부록에 수록된 전정 편두통의 진단기준은 2001년 Neuhauser 등이 제안한 편두통의 international headache society(IHS) 분류법 을 모델로 한 편두통성 현훈(migrainous vertigo)을 근 간으로 국제두통질환분류의 진단기준 틀에 맞추어 수 정되었다. 또한 병명도 편두통성 현훈 대신 보다 편두 통의 병태생리에 의한 현훈을 강조한 전정편두통으로 개정되었다. 바라니학회의 국제전정질환분류에는 국제 두통질환분류보다 다소 완화된 진단기준인 가능성 있 는 전정편두통(Probable vestibular migraine)를 포함하 고 있다(Table 2).5)
전정편두통은 어느 연령대에서나 발생할 수 있으 며,13-15) 약 1.5~5 : 1의 비율로 여자에서 더 많이 발생하 는 경향이 있다.13-15) 가족력은 흔히 관찰되며, 편두통성 현훈으로 진단되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과거에 편두통 을 경험한 적이 있다.14) 편두통의 발생은 여성호르몬 주 기와도 연관이 있어 여성이 폐경기에 접어들게 되며 편 두통은 감소된다. 그러나 반복성 현훈의 빈도는 오히려 증가되는 경우도 많아 폐경기 이후에는 두통이 현훈으 로 대치되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편두통성 현훈은 전 조를 동반하지 않는 편두통(common migraine) 환자에 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경향을 보인다.13-15)
전정편두통에서의 어지럼은 순간적으로 아찔한 양상 부터, 자발성 현훈, 두위성 현훈, 자세불안, 비특이적인 양상 등 매우 다양하다. 지속시간은 아주 짧게 수초간 에 걸쳐 잠시 지나갈 수도 있고 수일간 지속되는 경우 도 있다. 두위성 현훈도 흔히 관찰되는 양상이나 증상 이 있는 기간이 몇 분에서 하루 이틀이내 소실된다는 점 등에서 양성돌발성체위성 현훈과는 구별이 된다. 또 한, 전정편두통의 경우 현훈 외에 광공포증(photophobia), 소리공포증(phonophobia)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청력 감소나 이명 등의 증상도 편두통성 현훈에서 관찰 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비특이적인 양상이라, 국소 화 할 수 있으며 시기적으로 현훈과 관련이 뚜렷한 내 이 증상의 경우에는 메니에르병으로 진단하는 것이 더 타당할 수 있다(Table 3).15) 그러나 메니에르병으로 진 단하여 저염식과 이뇨제 등의 내과적 치료에 반응이 없 지만 편두통의 예방적 약물요법으로 증상의 호전이 있 는 경우도 상당수 관찰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메니에르 병과 전정편두통의 진단이 중첩되는 부분이 상당 부분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16)
소아에서 반복적인 현훈이 있을 때 현훈의 원인이 되 는 다른 중추성 혹은 말초성 병변이 발견되지 않는 경 우 소아성 양성 발작성 현훈(Benign paroxysmal vertigo of childhood)로 분류하게 되는 데 이는 편두통성 현 훈의 소아기의 형태로 이해된다.17) 이는 소아에서의 현 훈에 있어 가장 흔한 원인으로 건강한 어린이에 있어 서, 몇 개월 또는 몇 년 동안 반복되는 현훈, 평형장애, 불안을 보이며, 때때로 안진이나 구토를 동반하기도 한 다. 어지럼증 발생 몇 년 후에 편두통이 발생하는 경우 가 많으며, 편두통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도 많다.15) 빈도 는 매우 흔하여 6~12세 어린이의 2.8%에서 나타나는 것 으로 보고되고 있다.16)
대부분의 전정편두통 환자에 있어서, 증상이 없는 시 기에는 일반적인 신경학적, 이과적 검사 소견은 정상이 다.17,18) 편두통성 현훈 환자의 약 10~20%에서 caloric test 검사 결과 상 일측 기능저하를 보이는 경우가 있고, 약 10%에서 안진이 방향 우위성을 보인다는 보고가 있 으며, 체위성 또는 자발 안진이 보일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17)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전정편두통 환자에서 경부 전정유발근전위검사는 정상, 안구 전정유발근전 위검사의 이상소견은 전정편두통 환자에서 유의하게 더 많이 발견됨을 보고하였다.18) 하지만, 이러한 결과는 전정 증상이 없는 편두통 환자에서도 발견될 수 있고, 그 외의 많은 전정병증 환자에서 발견할 수 있다. 따라 서, 전정기능검사로 편두통성 현훈을 확진에는 한계가 있으며 실제 임상에서 진단에 도움이 되는 것은 검사 소견 보다는 병력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전정편두통 환자에서 동반된 전정신경병증(vestibulopathy)의 유무 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내이의 기능을 평가하는 것은 필 요하다고 할 수 있다.
급성기에는 증상의 호전을 위해 자극이 적은 조용하 고 어두운 방에서 쉬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일반 적으로 급성기 두통의 호전을 위해서는 Acetaminophen이나 NSAID를 일차적으로 권장한다. 현훈과 구 역의 조절을 위해 전정억제제(항히스타민제, 항구토제) 인 diazepam, dimenhydrinate, meclizine 등의 처방은 급성기의 증상이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19,20) 대표적인 편두통 급성기 치료제인 트립탄은 일차적인 진통제가 효과가 없는 경우에 사용해볼 수 있다. 트립탄은 편두 통에 특이한 치료제로 개발된 선택적 5-HT1B/1D수용 체 선택적 작용제다. 5-HT는 편두통의 병태생리에 매 우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질이다. 5-HT1B수용체는 뇌혈 관의 후연접부에 위치해 뇌혈관을 수축시키며, 5-HT1D 수용체는 중추와 말초 삼차신경말단에 분포해 신경전 달물질인 5-HT 분비를 억제하고, CGRP와 substance P의 분비를 억제해 통각전달을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 흔한 부작용은 목통증과 흉부압박감 등이 있으나, 대개 1시간 이내에 사라진다. 혈관수축이 약리기전이므로 고 혈압환자에서 주의하여 사용하여야 하며, 허혈성 심장 질환, 뇌졸중의 병력, Raynaud 병에서는 금기이다. 트립 탄은 현재까지 7개 약물이 출시돼 있으며, 국내에서는 그중 수마트립탄, 나라트립탄, 졸미트립탄, 알모트립탄 및 프로바트립탄이 사용 가능하다. 트립탄의 현훈에 대 한 효과는 두통에 대한 효과와 비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수마트립탄을 급성기에 투여했을 때 두통과 상 관없이 전정증상을 호전시켰다는 후향적 연구결과는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트립탄과 같은 경구 약제가 치 료 효과를 나타내는데 수십 분 이상 걸리는 데 반해 전 정편두통의 지속시간은 보통 수 분에서 수 시간 미만으 로 짧은 경우가 많아서 임상연구를 통해서 급성기 전정 편두통의 전향적 치료효과를 입증하는 것은 매우 어려 울 지 모른다.
편두통성 현훈의 치료에서는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 하다. 우선 환자는 자신의 어지럼증이 편두통과 관련이 있음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편두통을 초래하는 유 발인자를 자신이 알도록 해야 한다. 그 중 치즈, 쵸코렛, 식용색소, 술, 카페인, 조미료 등 흔히 접하는 음식물 중 에서 증상유발과 관련이 있는 것을 찾는 것이 중요하 고, 생리전후, 수면부족, 스트레스, 불안, 초조 등도 흔 한 유발요인이 될 수 있다. 전정재활치료는 육체활동 및 자가 지각능력을 향상시키며, 특히나 편두통성 현훈 환자가 흔히 힘들어하는 운동불내성과 자세불안이 심 한 경우는 지속적인 전정재활치료를 통한 반복적인 습 관화운동이 많은 될 수 있다.19,20)
편두통성 어지럼증의 예방적 약물요법의 적응중 또 한 현재까지 확립이 되어 있지 않아서 임상에서 편두통 의 예방적 치료 기준을 참조로 한다. 1) 편두통성 어지 럼증발작이 잦아 급성기 약물 요법에도 불구하고 일상 생활에 장애가 현저한 경우(한 달에 2회 이상의 발작으 로 인해 2일 이상의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때), 2) 급성기 약물을 사용할 수 없거나 반응하지 않거나 부 작용이 문제가 되거나 사용상 곤란이 있는 경우, 3) 1주 에 2회 이상으로 편두통성 어지럼증의 빈도가 높은 경 우, 4) 환자가 원할 경우에 사용한다. 편두통의 예방약 제는 크게 베타차단제, 칼슘통로차단제, 항뇌전증제 및 항우울제와 최근에 출시된 보툴리눔독소로 나뉜다. 편 두통예방 중 한국식약청의 허가를 받은 약품은 divalproex Sodium(데파코트정), topiramate, flunarizine, cinnarizine(마이그리진정)과 만성 편두통에서 보톨리 눔독소(보톡스주)가 있다. 예방 약물의 사용 시 3~4주 가 지나서 첫 치료효과를 보이므로 환자에게 충분한 설 명과 교육이 필요하며, 6주 정도 사용한 후에야 임상적 으로 의미 있는 반응을 보이므로 이 때에 약물의 효과 를 판정하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가능하면 약물을 저 용량부터 시작하여 적정 용량에 도달하도록 해야한다. 약물의 사용 기간은 정해진 것은 없지만 편두통의 치료 를 참고하면 대부분 약 3~6개월 정도 복용시킨 후 서서 히 감량시칸다. 전정편두통 환자에서 사용가능한 예방 적 약물에 대한 적용용량 및 부작용에 대해 Table 4에 정리하였다.
베타차단제는 일관된 편두통 예방효과를 나타내며,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약물 중의 하나다. propranolol 과 metoprolol이 무작위대조시험에서 편두통 예방치료 의 효과적인 약물로 입증되었다. 베타차단제 중 propranolol이 가장 많이 사용되지만, 편두통에 대한 국내 허가는 없는 상태다. 베타차단제 중 nadolol만이 편두 통에 국내적응증을 가지고 있다. 베타차단제는 혈압을 동반하는 편두통 환자에서 좋은 선택약제가 될 수 있으 며, 임산부에게도 비교적 안전하므로 임신 중 예방치료 를 해야 하는 경우도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천신, 만성 폐색성폐질환, 방실전도장애, 레이노병, 말초혈관질환 과 당뇨를 동반한 환자에서는 사용이 금지되며, 우울증 을 동반한 편두통 환자에서는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
칼슘통로차단제는 flunarizine, verapamil이 사용될 수 있다. 이들 약물은 비교적 빠른 속도로 증상을 조절 하지만, 부작용으로 진정작용 및 체중증가가 있을 수 있으며, 장기간 flunarizine을 사용할 경우에는 추체외 증상이나 우울증이 발생할 수 있어 두달 이상은 사용은 권장하지 않는다. 칼슘통로를 코팅하는 CACNA1A 유 전자의 결함에 의해 편마비편두통이 발생하며 편마비 편두통 환자의 상당수에서 현훈이 동반된다는 점을 고 려할 때, 칼슘통로차단제인 nimodipine이나 nifedipine 주사제도 급성기 치료제로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CACNA1A 유전자의 경함이 발견된 전정편두통 환자 가 아직 없고 전정편두통과 편두통의 급성요법으로서 치료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에 사용이 추천되지 않는다.
항경련제 중에는 valproic acid와 topiramate의 편두 통 예방효과가 다수의 이중맹검연구를 통해 잘 입증돼 있다. 국내에서는 valproic acid 중 Divalproex Sodium (데파코트정 250 mg, 500 mg)만이 편두통 예방 목적으 로 사용이 허가돼 있다. Valproic acid과 topiramate는 뇌전증 예방에 사용되는 용량보다 적은 용량에서 예방 효과를 보인다. Valproic acid는 뇌전증뿐 아니라 편두 통과 기분장애 등에도 사용되는 항뇌전증제로서 다양한 기전을 가진 약물이다. 구역, 손떨림, 탈모, 체중증가, 어 지럼, 간독성이 흔한 부작용이며, 임산부에게는 절대금 기다. Divalproex Sodium은 취침 전 250 mg 복용하는 것으로 시작해 일주일에 250 mg씩 증량한다. Topira-mate는 삽화편두통 환자뿐 아니라 만성편두통 환자의 예방치료에도 효과적인 약물로 입증됐다. 손발저림은 대부분의 환자가 경험하는 부작용이나 시간이 지나거나 칼륨을 보충하면 증상이 경감된다. 그 외 인지기능장애, 이차폐쇄녹내장, 피로, 식욕저하, 구역, 미각의 변화 등 이 발생할 수 있으며, 장기간 투여하는 경우 신결석이 생길 수 있다. Topiramate는 취침 전 12.5~25 mg 복용 하는 것으로 시작해 일주일에 12.5~25 mg씩 증량한다.
많은 항우울제 중 편두통예방효과가 입증돼 있는 항 우울제는 amitriptyline과 selective norepinephrine reuptake inhibitor, SNRI인 venlafaxine이 있다. 이 약 제들은 편두통이 우울증, 불안증, 수면장애와 동반돼 있 을 때 효과적이며, 편두통에 대한 예방효과는 항우울효 과보다 적은 용량에서 나타난다. 불안장애나 공황장애 가 동반이 되어 있다면 소량의 clonazepam이나 기타 항 불안제와 지지요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보툴리눔독소A형인 보톡스는 구심신경섬유의 말초 종단에서 물질인 substance P, 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 glutamate를 포함한 통각매개물질들의 분비를 억제하며, 중추삼차신경혈관계의 감작을 방해를 기전 을 바탕으로 만성편두통 환자에서 예방 효과가 입증돼 식약청의 허가를 받았다. 권고되는 용량은 31개의 주사 부위에 155 단위(한 주사부위마다 5단위씩 주사)의 보 톡스를 12주마다 주사한다. 눈살근(proceus), 양측 눈썹 주름근(corrugator), 전두근(frontalis), 측두근(temporalis), 후두근(occipitalis), 경부척추옆근(cervical para-spinal)와 상승모근(upper trapezius)은 적용가능한 주 사부위 근육으로 포함된다.
이 외에도, 편두통, 현훈 및 진전 증후군을 보이는 가 족에게 acetazolamide를 투여해 두통, 현훈, 진전이 모 두 호전됐다는 보고가 있고, acetazolamide가 간헐실조 (episodic ataxia) 등에 효과적인 치료제임을 고려할 때 두통보다는 현훈이 주 증상인 전정편두통에 시도해볼 수 있다. 또한, 후향적 연구를 통해 히스타민계열인 betahistine은 전정편두통 환자에서 두통 없이 현훈만 반 복되는 경우 betahistine의 효과에 대해 보고한 바 있다.
결 론
불과 2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어지럼증의 원인이나 발 병기전을 확인하지 못하고 미상으로 남았던 어지럼증 환자 중 상당수가 전정편두통으로 진단할 수 있게 되며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편두통 발생의 병태생리인 trigeminovascular system의 활성화와 감작화로 인한 말초, 중추 전정신경로의 영향이 편두통 환자에서 어지 러움의 발생시키는 주요 기전으로 생각된다. 두통이 있 는 반복성 어지럼증 환자라면 편두통과 내이증상에 대 한 병력 청취를 통해 편두통성 현훈을 기타 전정질환과 감별하는 것이 필요하고 편두통의 유발요인과 예방적 약물에 대한 적응증과 부작용을 숙지하고 있는 것이 중 요하다고 생각된다. 현재, 전정편두통을 시사하는 특이 적인 전정기능검사소견은 존재하지 않지만 기타 전정 질환과의 감별을 위한 전정편두통의 biomarker 개발에 대한 노력은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