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특발성 돌발성 난청은 뚜렷한 원인 없이 3일 이내에 갑 자기 발생하는 감각 신경성 난청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순음청력검사에서 3개의 연속된 주파수에서 30 dB 이상 의 감각신경성 난청이 확인될 경우 진단할 수 있다.1) 조 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 영구적인 청력 장 애가 발생할 수 있어 이과적 응급 질환이다.2)
돌발성 난청은 다양한 연령대에서 발생할 수 있으나, 50~60대에서 가장 흔히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연간 유병률은 10만명당 8~15명정도로 보고된다.3)
대부분의 증례에서 돌발성 난청의 원인을 알아내기는 어렵다. 하지만 돌발성 난청의 병태생리는 바이러스 감 염, 자가면역 질환, 혈관 장애, 유전질환, 내림프 수종 등 여러가지 요인과의 연관성으로 병인을 설명한다.3)
돌발성 난청은 고용량 스테로이드, 고압산소치료, 고 실내 스테로이드 주입술 등의 방법으로 치료하며, 치료 성적은 일반적으로 1/3에서 완전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 져 있다.4,5) 치료시기, 난청의 정도, 연령, 이명의 여부, 청 력도의 형태 등 다양한 인자들이 치료효과와 관련 있다 고 알려져 있다.6-8) 또한 어지럼증의 동반 여부는 매우 중 요한 예후 인자로 알려져 있다.9-11)
특히 90 dB 이상의 심도 돌발성 난청은 치료를 하더라 도 청력이 회복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치료 결과가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어 환자 진료시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심도의 돌발성 난청의 구체적인 예후인자에 대해 서는 연구된 바가 적다.10)
이에 본 연구에서는 심도 돌발성 난청 환자들을 대상 으로 임상 정보 및 전정기능 검사 결과를 예후와 관련된 인자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대상 및 방법
2011년 1월부터 2017년12월까지 본원 이비인후과에 서 특발성 돌발성 난청으로 진단받고 입원하여 치료받 은 환자 691명을 대상으로 후향적 의무기록 조사를 시 행하였다.
돌발성 난청의 진단은 순음청력검사를 통해 연속된 3 개의 주파수에서 30 dB 이상의 급성 난청이 발생한 경 우로 한정하였으며, 진단 과정 중 환자에서 자기공명영 상을 촬영하여 내이도 혹은 소뇌 다리뇌각(Cerebellopontine Angle)의 종물이 있는 경우는 제외하였다.
691명 중 순음청력역치(6분법) 기준으로 경도 난청은 73명, 중등도 난청은 344명 고도난청은 162명 심도난청 은 112명(16.2%)로 확인되었으며, 심도 난청 환자 중 전 정기능검사(온도안진검사, 두부충동검사, 전정유발근전 위 검사)를 시행하였던 65명을 대상으로 환자의 나이, 성 별, 기저질환, 순음청력검사결과, 이명 혹은 현훈의 동반 여부, 온도안진검사 결과, 비디오 두부충동 검사 결과, 경 부 전정유발근전위 검사 결과 등을 조사하였다.
온도안진검사는 암실에서 이루어졌으며 암실에서 개 안 상태에서 검사를 시행하였다. Visual eyes 4 channel (MicromedicalTM VNG, USA), ICS Chartr 200(GN Oto-metrics, Denmark) 2종류의 전기안진기를 이용하여 안 구 운동을 측정하였다. 냉온교대온도자극은 SL AIR-0512(SL MED, Korea)를 사용하여 저온은 25도, 고온은 50도의 온도로 각각의 귀를 교대로 1분간 자극하여 안진 의 완서상 안구운동 속도의 최대값을 측정하여 Jongnkee의 공식으로 편측 마비가 25% 이상일 경우 이상이 있는 것으로 정의하였다.12)
경부전정유발근전위검사(Cervical Vestibular evoked myogenic potential, cVEMP)는 Navigator Pro(Biologic System Corp., IL, USA)를 이용하여 시행하였다. 활성전극(active electrode)은 흉쇄유돌근 삼분점 두군 데에 부착하였으며, 기준 전극(reference electrode)은 흉 골의 상부에, 접지 전극(ground electrode)은 이마에 각 각 부착하였다. 검사가 진행되는 동안 흉쇄유돌근을 수 축시키기 위해 고개를 검사 측 반대로 돌리게 한 후, 이 자세를 검사가 끝날 때까지 유지하게 하였다. 소리 자극 은 귀속 삽입용 earphone을 이용하여 90 dB, 500 Hz의 tone burst 자극을 주었으며, 얻어진 파형에서 자극 이후 처음 나오는 양성파(positive peak)와 두 번째로 나오는 음성파(negative peak)의 peak 사이의 근전위 차이인 진 폭(amplitude)을 기록하였다. 파형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거나 좌우 양쪽 진폭을 비교한 경부전정유발근전 위 비대칭성(cVEMP asymmetry,VA)이 40% 이상인 경 우를 이상으로 정의하였다.13,14)
비디오 두부충동 검사는 ICS Impulse vHIT system (GN Otometrics, Denmark)를 이용하여 검사를 시행하 였다. 각 반고리관에 대하여 100~300°/sec로 20회씩 시 행하였다. 수평반고리관의 검사 시에는 검사자가 환자의 얼굴을 잡고 환자가 예측할 수 없이 짧고 빠르게 10~20 도 좌측 혹은 우측으로 고개를 돌렸으며 수직반고리관 의 검사 시행 시에는 환자의 머리를 45도 회전시킨 후 빠 르게 위아래로 회전시켜 회전시킨 측의 후반고리관과 반대측의 전반고리관의 기능을 평가하였다. 각 반고리관 에서 전정안반사의 이득을 계산하여 그 값이 0.7 미만인 경우를 이상으로 정의하였다.15)
모든 환자는 전신 스테로이드제(prednisolone)를 최 대 60 mg(1 mg/kg/day) 5~7일간 투약 후 감량하였으며 이후 청력이 Class A로 회복되지 않은 경우는 고실내 스 테로이드 주입술을 2주간 4회에 걸쳐 시행하였다.
대상 환자는 2개월 이상 추적관찰 후 청력회복을 평가 하였으며 청력회복은 AAO-HNS hearing classification (Table 1)를 기준으로 최종 30 dB 역치 이내로 청력호전 이 있고 70% 이상의 어음 명료도를 보인 경우를 Class A, 최종 30~50 dB 범위의 청력 역치와 50% 이상의 어음 명 료도를 보인 경우를 Class B, 최종 50 dB 이상의 청력 역 치와 50% 이상의 어음 명료도를 보인 경우를 Class C, 최종 역치와 상관 없이 어음명료도가 50% 미만인 경우 를 Class D로 정의하였다.16)
Type of recovery | PTA threshold level (dB) | Word recognition score (%) |
---|---|---|
Class A | ≤30 | ≥70% |
Class B | >30, ≤50 | ≥50% |
Class C | >50 | ≥50% |
Class D | Any level | <50% |
환자들은 현훈이 동반된 군과 동반되지 않은 군에 따 라 나누어 비교 분석하였다. 통계는 SPSS version 20.0 (SPSS Inc., Chicago, IL, USA)을 이용하여 Pearson’s chi-square test 및 독립표본 t 검정을 이용하여 비교하 였고, 회복 군과 불변 군 사이에 유의한 차이를 보였던 변수들에 대하여 다중 회귀분석을 시행하였다. 통계학 적 유의 수준은 95% 이상(p-value<0.05)으로 하였다. 연구 수행과 관련하여 임상시험심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의 심사 및 승인을 받았다(IRB FILE No : 2018-05-006).
결 과
총 65명의 환자 중 남성 29명(44.6%), 여성 36명(55.4%) 이었으며 평균 연령은 51.8(±17.0)세였다. 기저질환 으로 고혈압을 가진 자는 25명(38.5%), 당뇨를 가진 자 는 15명(23.1%), 심혈관 혹은 뇌혈관 질환을 가진 자는 9명(13.8%)였다. 이환 된 귀는 우측이 32예(49.2%), 좌측 33예(50.8%)였으며 양측이 함께 이환 된 경우는 없었다. 내원 당시 청력은 순음청력검사 상 평균 102.9(±9.3) dB 이었으며 34명(52.3%)이 현훈을 함께 호소하였다. 청력 의 회복은 Class A 9명(13.8%), Class B가 5명(7.7%), Class C가 7명(10.8%), Class D가 44명(67.7%)이었다(Table 2).
전정 기능 검사 결과 상 VEMP에서 이상 소견을 보인 환자가 37명으로 가장 많았고, 온도 안진검사 상 이상 소 견을 보인 환자는 22명, 비디오 두부충동검사 상 하나이 상의 반고리관에서 이상소견이 있던 환자는 17명이었다.
내원 당시 현훈의 동반 여부에 따라 환자를 두 집단으 로 분류하였으며 나이의 평균은 현훈이 동반된 군에서 평균 52.2(±16.6)세, 현훈이 동반되지 않은 군에서 51.5 (±17.6)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 며(p=0.865) 증상 발생부터 치료까지 소요 일수 또한 각 각 3.9(±5.0)일, 3.2(±2.8)일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 는 보이지 않았다(p=0.508). 두 환자 군에서 온도안진검 사상 결과의 반고리관 마비 값은 현훈이 동반된 군에서 평균 27.2±27.3%, 동반되지 않은 군에서 16.5±14.3%로 현훈이 동반된 군에서 반고리관 마비 값이 유의하게 높 았다(p=0.013). 두 군에서 청력회복의 정도는 각각 평균 27.2±24.7 dB, 34.7±26.8 dB로 현훈이 동반된 군에서 유의하게 낮았다(p=0.032)(Table 3).
Class A로 청력이 회복된 9명은 전원 온도안진검사에 서 정상 소견을 보였다. 온도안진검사 중 반고리관 마비 수치와 회복 정도를 비교하였을 때는 유의한 약한 음의 상관 관계를 보였다(r=-0.279, p=0.024, Fig. 1). 다만, 온 도안진검사상 상 정상인 환자군과 비정상인 환자군의 청력회복정도의 평균을 비교하였을 때 22.0±23.7 dB 과 32.8±25.9 dB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Fig. 2).
환자들을 AAO-HNS hearing classification에 따라 class A, B, C를 회복 군으로, class D를 불변 군으로 나 누어 비교하였을 때 회복된 군에서 현훈이 동반되는 경 우가 6명(30.0%)으로 불변 군의 28명(62.2%)보다 유의 하게 적었다(p=0.016). 또한 두 군 사이에 초기의 청력 역 치의 평균은 98.9±8.1 dB과 105.7±9.7 dB로 회복된 군 에서 유의하게 낮았다(p=0.003). 두군에서 온도안진검사 상 이상소견을 보인 환자 수는 각각 회복된 군에서 6예 (30.0%), 불변군에서 16예(35.6%)로 차이를 보이지 않았 고(p=0.662), 반고리관 마비 값 역시 두 군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p=0.203). 기저질환의 동반여부 또 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단변량 분석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였던 인자인 현훈 동반과 초기 청력 역치를 이용하여 다변량 분석하였으 며 초기의 청력 역치 값이 예후와 관련 있는 인자로 확인 되었다(Table 4).
고 찰
돌발성 난청은 이과적 응급질환으로 수 시간 내지 수 일 동안에 걸쳐 갑자기 발생하는 원인 불명의 감각신경성 난청을 말한다.17) 다만 종양, 외상, 약물 부작용, 면역학 적 이상, 혈관 질환 등 다양한 병인이 제시된 바 있다.6,18,19) 돌발성 난청의 발병률은 일년에 10만 명당 5~20명 정도 로 낮은 편이나, 자연회복되어 병원에 내원하지 않는 경 우를 감안한다면 발병률은 조금더 높을 것으로 생각된 다. 이중 심도의 돌발성 난청은 이중 12~26% 정도인 것 으로 알려져 있다.10,20) 본 연구에서는 돌발성 난청으로 입원한 환자 691명 중 112명인 16.2%이 심도 돌발성 난 청 환자였다.
돌발성 난청에서는 현훈과 같은 증상이 동반되는 경 우가 30~40% 정도로 빈번하며14) 이는 예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9)본 연구에서 또한 현 훈이 동반된 경우가 52.3%로 높게 나타났다. 이 외에 초 기 청력의 소실 정도가 심한 심도 돌발성 난청은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후가 상대적으로 좋은 것으로 알려진 저주파 돌발성 난청에서 그 회복률은 32~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에 비해 심도의 돌발성 난청의 회복률은 적절한 치료에도 20~40%라고 보고되 었으며 본 연구에서는 44.6%로 나타났다.10) 회복률이 높 게 나타난 것은 경구 스테로이드에 반응이 없는 경우 고 실내 스테로이드 주입술을 시행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생 각된다.
돌발성 난청 환자들의 경우 현훈이 꼭 동반되지 않더 라도 전정기능이 저하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21) 전정세포 의 밀도가 현저히 감소되어 있는 것이 관찰된다는 보고 가 있다.22) Korres 등은 심각한 와우의 손상은 심각한 내 이 구조의 손상과 연관이 있으며 전정기능의 이상이 돌 발성 난청의 예후와 관련 있음을 보고하였다.23) 또한 초 기 난청의 정도가 심할수록 전정기능의 손상이 더 빈번 하다고 기술한 연구도 있었다.14) 본 연구에서도 어지럼 증을 호소한 환자는 34명으로 52.3%였으나 전정기능 검 사 상 이상소견을 보인 환자는 47명으로 72.3%에 달했다. 이는 돌발성 난청의 경우 청신경의 병변에 의해 나타나 는 경우가 있고 인접한 전정신경이 함께 이환 된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20)
전정기관 중 수평반고리관(horizontal semicircular canal) 및 전반고리관(anterior semicircular canal), 난형 낭(utricle)은 상전정신경(superior vestibular nerve)을 거쳐 신호가 전달되며 후반고리관 및 구형낭(saccule)은 하전정신경(inferior vestibular nerve)을 거쳐 신호가 전 달된다.18) 본원에서 시행한 전정 기능검사 중 cVEMP는 하전정신경 및 구형낭의 기능을 전정척수 반사를 평가하 여 검사한다. 온도안진 검사는 수평반고리관과 상전정신 경, 난형낭의 기능을 평가할 수 있다. 두부충동검사의 경 우는 각 반고리관 별로 나누어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이전의 다른 연구에서 회전성 어지럼증의 정도가 심할 수록 예후가 좋지 않다는 보고가 있으며2) 어지럼증이 동 반된 돌발성 난청 환자에서 온도 안진검사가 예후 예측 에 있어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있었다.24) 본 연구에서는 현훈을 동반한 환자에서 비정상 온도안진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반고리관마비는 청력회복정도와 음 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하지만 청력회복 군과 청력비회 복군을 비교하였을때 현훈의 동반여부여부는 두군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었으나, 온도안진검사 결과는 뚜렸한 차 이가 없었다.
돌발성 난청에서는 구형낭이 해부학적으로 와우와 근 접해 있기에 구형낭의 손상이 동반된 경우가 난형낭이나 반고리관의 손상이 동반된 경우보다 많고 반대로 난형 낭이나 반고리관은 와우로부터 해부학적으로 떨어져 있 기에 손상되는 경우가 드물다.9) 이뿐만 아니라 구형낭과 와우안에 존재하는 유모세포가 구조적으로 유사하며 공 통 말단 동맥의 혈액공급을 받는 것도 손상의 빈도에 영 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된다.20) 따라서 난형낭이나 반 고리관이 손상이 있는 경우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하 여 보다 광범위하고 심한 내이기관의 손상이 있음을 추 정할 수 있다. 따라서 난형낭과 반고리관의 기능을 평가 하는 온도안진검사 상 이상이 있는 경우 예후가 좋지 않 은 원인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18,25)
두부충동검사에서 후반고리관의 전정안반사의 이상 이 있는 경우 그 예후가 좋지 않고 와우동맥의 허혈을 의 심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연구도 있으나,26,27) 본 연구에서는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는 본 연 구에서 후반고리관에 대한 두부충동 검사를 성공적으로 시행하였던 환자가 수가 33예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 라 수 있으며, 보다 많은 환자에서 추가적인 연구가 필 요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