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이관개구부전(dilatory Eustachian tube dysfunction)은 비정상적인 이관개구기능으로 인해 이관을 통한 중이강의 환기 장애를 유발하는 질환으로, 반복적인 삼출성 중이염, 유착성 중이염 및 진주종 등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1) 보존적인 치료로는 항히스타민제, 비강내 국소 스테로이드, 국소 및 전신적 충혈제거제 등의 약물치료 혹은 발살바(valsalva) 법, 중이내 환기관 삽입술 등이 알려져 있으나, 효과가 크지 않다.2,3) 최근 최소 침습 시술로 이관 확장을 통한 기능적인 근치 수술이 가능한 풍선이관성형술(balloon Eustachian tuboplasty)이 2010년 소개된 이후 높은 치료 성공률과 안정성이 보고되었다.4) 현재까지 합병증은 비출혈, 미세점막출혈, 혈고실(hemotympanum) 및 피하기종(subcutaneous emphysema) 등이 알려져 있으며, 대부분 경미한 것으로 보고되었지만, 이론적으로 이관의 과다확장으로 인한 2차적인 이관개방증(patulous Eustachian tube)을 예상할 수 있지만 아직 보고된 바는 없다. 저자들은 이관개구부전 환자에게 시행한 풍선이관성형술 후 이차적으로 발생한 이관개방증 2례를 보고하고자 한다.
61세 여자 환자가 10년 이상 반복적인 삼출성 중이염과 이로 인한 중이내 환기관 삽입술 시행의 필요성으로 내원하였다. 이내시경 검사에서 양측 고막의 상고실 함몰 및 삼출액이 관찰되었다. 비내시경으로 관찰한 양측 이관의 개구부(orifice)는 모두 좁은 상태였고(Fig. 1A), 발살바 법으로 이관 개통을 확인할 수 없었으며, 가압-감압 검사(Inflation-deflation test)에 반응하지 않았다. 수술 전 시행한 측두골 컴퓨터 단층촬영(temporal bone computed tomography) 상 중이와 유양동의 기수위(air-fluid level)가 관찰되었고, 다른 특이소견은 없었다. 양측 이관개구부전으로 인한 삼출성 중이염으로 진단 후 양측 풍선이관성형술을 시행하였다. 풍선 카테터(Navilloon-e®, Mega Medical, Wonju, Korea)는 비내시경 보조하에 이관 개구부로부터 29 mm 깊이로 삽입되었으며, 12기압에서 풍선은 16 mm 길이, 6 mm 폭으로 팽창하여 이관연골부를 확장시켰고(Fig. 1B), 2분 동안 1회 시행하였다. 수술 직후 이관이 확장(Fig. 1C)되었고, 수술 관련 부작용은 없었다. 술 후 약 4개월째 외래 추적관찰 시 양측 발사바 법이 성공적으로 이뤄짐을 확인하였다. 술 전 시행한 ETDQ-7(Eustachian tube dysfunction questionnaire-7)은 우측 3.57(총점 25), 좌측 3.57(총점 25)에서 술 후 우측 2.43(총점 17), 좌측 1.86(총점 13)으로 감소하였다. 하지만 환자는 우측 귀의 자가강청을 호소하였고, 눕거나 허리를 굽힌 자세에서 증상 호전을 보였다. 이내시경 검사에서 호흡 주기와 일치하는 고막의 운동성이 관찰되어 수술 후 이관개방증의 발생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불편감이 적어 현재까지 약 1년간 추가적인 치료 없이 경과 관찰 중에 있으며, 증상 악화 시 보존적 혹은 수술적인 치료를 계획 중이다.
53세 남자가 약 10년 전부터 시작된 양측의 이충만감을 주소로 외래를 내원하였다. 환자는 삼출성 중이염으로 수 차례 환기관 삽입술을 시행 받은 과거력이 있으며, 환기관이 유지될 때만 증상 호전을 보여 근치 수술을 원하였다. 내원 당시 이내시경에서 양측 고막은 경도 함몰 소견이 있었으나 삼출성 중이염은 없었으며, 발살바 법으로 이관 개통이 되지 않았으나, ear popper(EustachiTM, Exercore LLC, Shakopee, MN, USA)-비강을 통해서 이관으로 인위적으로 일정 압력의 공기를 넣어주면서 동시에 환자에게 침을 삼키게 함으로써 이관의 개구를 돕는 기구)를 사용시에는 이관이 개통되었고, 이때 증상의 일시적인 호전을 보였다. 비내시경 소견상 양측의 이관 개구부는 좁아져 있었다(Fig. 2A). 수술 전 시행한 측두골 컴퓨터 단층촬영 상 특이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환자는 양측 이관개구부전으로 진단되었고, 양측 풍선이관성형술을 시행하였다. 비내시경으로 시야를 확보하며, 풍선카테터(Navilloon-e®)를 이관 개구부로부터 29 mm 깊이로 삽입한 후 팽창시켰고, 풍선의 길이는 16 mm, 폭은 6 mm로 이관 연골부에 작용하였다. 총 2회의 풍선확장을 시행하였고, 처음 삽입 시 12기압의 압력으로 2분간 풍선 팽창을 유지하고, 이후 같은 기압으로 1분간 1차례 더 시행하였다(Fig. 2B). 확장된 이관 연골부를 비내시경으로 확인 후 수술을 마쳤고(Fig. 2C), 부작용없이 퇴원하였다. 술 후 1개월째 양측 발사바 법으로 이관 환기가 잘 이루어 졌으며, 술 전 시행한 ETDQ-7은 우측 4(총점 28), 좌측 3.42(총점 24)에서 술 후 우측 2.57(총점 18), 좌측 1.86(총점 13)으로 감소하였다. 하지만 우측 귀의 자가강청이 발생하였고, 이내시경으로 확인한 결과, 호흡 주기와 연관된 우측 고막의 운동이 관찰되었다. 환자는 눕거나 허리를 굽힌 자세에서 증상 호전을 보였다. 풍선이관성형술로 유발된 2차성 이관개방증을 의심하여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였으나, 술 후 3개월 째 증상 악화로 중이강 이관 개구부 카테터 삽입술(transtympanic Eustachian tube catheter insertion)을 시행하였다. 수술 직후 이관개방증에 대한 증상 호전을 보였으며, 기존의 이관개구부전 증상도 호소하지 않았다. 환자는 현재까지 약 3년의 경과관찰 기간 동안 정상적인 이관기능을 유지하고 있다.
고 찰
풍선이관성형술은 비인강의 이관 개구부 내부로 풍선이 장착된 카테터를 삽입 후 풍선을 확장시키는 간단하고 최소 침습적인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만성적인 이과적 증상(이충만감, 이통, 이명, 청력저하 등)을 호소하면서 검사를 통한 중이내 음압의 증거(다음 두가지 중 한가지- 1. 고막운동성검사 상 B 또는 C 타입, 2. 이내시경 상 삼출성중이염 또는 고막 함몰 소견)를 확인 한 후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을 시행한다.5,6) 본원에서는 추가적으로 발살바 법 또는 ear popper를 통해 이관 폐쇄 유무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수술적 치료를 원하는 환자에게 시행하고 있다. 풍선이관성형술은 풍선확장에 따른 물리력으로 이관 점막과 연골의 분쇄, 균열 및 찢어짐이 발생하여 이관확장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7-9) 이와 더불어 이관 상피와 점막하층 내의 염증성 변화가 동반되는데, 풍선이 팽창함으로써 수술 전 이관에 침윤된 림프구(lymphocyte)를 압궤(crushing)하여 수술 후 건강한 거짓원주상피(pseudocolumnar epithelium) 세포가 생성되고, 압궤된 림프구를 대체한 새로운 림프구들이 섬유조직(fibrous tissue)층을 얇게 재구성하는 병리조직학적 변화를 유발한다.10) 이렇게 물리적으로 이관 연골부를 확장시켜 이관개구부전 환자에게 이관 기능을 개선하며, 성공률은 71%-98%까지 알려져 있다.11) 현재까지 보고된 연구에 의하면 합병증 발생율은 대략 1%-2%이며, 대부분 비출혈, 미세점막출혈, 혈고실(hemotympanum) 및 피하기종(subcutaneous emphysema)과 같이 쉽게 통제 가능한 경미한 부작용으로 알려져 있다.11,12) 그 외 최근에는 이보다는 심한 합병증도 보고되었는데, Long 등13)은 대량의 기종격동(massive pneumomediastinum)을, Lee 등3)은 비인두의 점액낭종(nasopharyngeal mucocele), Todt 등14)은 감각신경성 난청을 보고하였다.
본 증례는 약 5년간 3차 병원에서 시행한 약 300례의 풍선이관성형술 중, 술 후 이차성 이관개방증이 발생한 2례로서 비록 이관개방부전은 호전되었지만, 이충만감, 자가강청을 호소하는 이관개방증이 발생한 증례이다. 이러한 이차성 이관개방증의 원인으로는, 우선 술 전 부정확한 진단에 의해 불필요한 수술을 시행하였을 가능성과, 다음으로 술 중 술자의 수술 방법 및 제품의 종류에 따른 차이, 마지막으로 술 후 과다한 물리적, 병리조직학적 변화를 고려해 볼 수 있다. 부정확한 진단은 주로 이관개구부전과 이관개방증의 증상의 유사성과 객관적인 이관기능 평가 검사의 부족에 기인하는데, 국소소견조차 이관개방증에서도 삼출성 중이염과 유착성 중이염이 발생할 수 있어 감별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자들은 발살바 법 및 ear popper를 이용하여 이관폐쇄 유무를 확인하고, 이관개방증에 의한 sniffing 습관 유무 및 이관의 국소소견을 확인하고 있어 오진의 가능성은 떨어진다. 다음으로 수술 시 선택한 풍선의 크기에 따른 차이, 풍선을 삽입한 깊이와 사용한 압력과 시간 등 다양한 인자들이 영향을 줄 수 있으며, 현재까지는 풍선의 크기가 클수록, 삽입한 깊이가 깊을수록 수술의 효과가 크다고 알려졌다.15) 하지만 본 증례에서 사용된 풍선카테터(Navilloon-e®)는 시판되는 다른 제품과 유사한 풍선 모양과 크기를 가지고 있고, 카테터 삽입 위치 및 깊이 역시 다른 환자들과 차이점은 없었으므로 수술관련인자에 의한 합병증 발생의 가능성 또한 낮다. 이관개구부전이 심한 환자는 풍선이관성혈술 전 잦은 환기관 삽입술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으며, 환기관 삽입 부위 또는 고막 전반에 걸친 위축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경우, 수술 후 정상 고막 두께를 가진 환자보다 호흡 시 고막운동성 증가되고, 자가강청의 민감도가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상기 두가지 증례 모두 술 전 이내시경 상 고막의 위축은 관찰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술 후 이관의 물리적 병리학적 변화에 대한 개인적 차이로 인해 이관개방증이 생길 수 있다. 풍선 팽창에 대한 물리적 이관 손상 정도는 환자에 따라 다르게 발생하며, 상처 회복 및 이관 구조물의 병리학적 재구성에 대한 능력 또한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확장된 이관이 다시 닫힐 수 있는 한계를 넘어 과팽창된 상태로 기능이 고정되었을 수 있으며, 이것이 본 증례와 가장 관련이 깊을 것으로 사료된다.
이관개방증의 치료를 위해 카페인, 충혈 완화제, 국소 비강 스테로이드 및 이뇨제와 같이 증상을 악화시키는 약제를 중단하고 수분공급을 늘리며 식염수를 이용한 비강 세척이 도움이 된다. 점액 농축제, 국소 에스트로겐 점적, 국소 자극제 등이 보존적 치료로 이용되나, 일반적으로 일시적인 완화에 그친다.16,17) 수술적 치료는 경고막 접근법(transtympanic approaches)으로 환기관 삽입, 고막 패치 부착(paper patching), 중이강 이관 개구부 카테터 삽입술이 있고, 비강을 통한 접근법(nasopharyngeal approaches)으로 비인강 이관 개구부 카테터 삽입술, 비인강 이관 개구부 폐쇄(obliteration) 또는 재건술(reconstruction), 비인강 이관 개구부 주입술(tuboplasty) 등이 있으나, 현재까지 표준 치료법(standard treatment)에 대한 합의는 없으며, 임상의의 경험과 선호도에 따라 시행되고 있다.17-20) 증례1의 경우, 증상이 경미하고 환자는 침습적인 치료를 원치 않아 경과관찰을 진행하였지만, 증례2의 경우 보존적 치료에도 호전이 없어 본원에서 활발히 시행하고 있는 중이강 이관 개구부 카테터 삽입술을 시행하여 만족스러운 치료를 확인하였다.
이관은 안정 시 닫힌 상태를 유지하고, 이관 주위(paratubal) 근육이 수축함에 따라 적절히 열리는 동적인 구조로서 개폐 모두에 있어 적절한 정도를 수술 시 정량적으로 조절하는 것은 쉽지 않다. 본 증례에서 풍선이관성형술 후 이차성 이관개방증은 언제든 발병 가능하므로 술 전에 환자와 충분히 이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고, 정확한 진단 하에서 수술을 시행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