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폐쇄성 수면무호흡증(obstructive sleep apnea syndrome, OSAS)은 수면호흡질환 중 가장 흔한 형태로서, 소아의 2%–4%에서 발견된다.1) OSAS는 수면 중 발생되는 반복적인 상기도 폐쇄로 인해 간헐적인 저산소혈증 및 반복적인 각성을 유발하여 수면의 질을 저해한다. 소아 OSAS는 아침 두통, 주간 졸림과 더불어 우울감 및 과잉행동, 공격적 행동을 보이기도 하며, 주의력 결핍으로 이어져 학습 능력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 또한 성장의 저해와 더불어 동반되는 구호흡 및 비전형적인 수면자세 등으로 비정상적인 안면 성장과도 관련이 있어 소아 수면무호흡증은 정확한 진단 및 치료가 필수적이다.3)
비타민 D는 지용성 비타민 중 하나로 혈중에서는 주로 25-hydroxyvitamin D(25(OH)D)의 형태로 존재하며, 부갑상선호르몬과 함께 혈청 칼슘과 인의 농도를 조절하여 소아 골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4) 이러한 비타민 D의 결핍은 골 성장뿐 아니라, OSAS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5,6) 체내 비타민 D가 낮을수록 폐렴, 천식, 알레르기 비염과 같이 수면무호흡증을 악화시킬 수 있는 질환의 발생 빈도가 증가되며, OSAS와 깊은 관련을 가진 심혈관계질환의 발생과도 연관이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7-10) 또한 비타민 D의 결핍은 TNF-α(tumor necrosis factor alpha), interleukin-6와 같은 전염증성 싸이토카인(proinflammatory cytokine)과 C-reactive protein의 증가와 관계되며, 이는 OSAS 환자에게 보이는 전염증상태(proinflammatory state)와 유사하다.11,12) Siachpazidou 등은 OSAS 환자에서 양압호흡기(positive airway pressure)을 일정기간 사용한 뒤 체내 비타민 D가 상승됨을 보고하기도 하였다.13)
이렇듯 다양한 작용을 통해 수면에 영향을 미치는 비타민 D는 지용성 비타민으로 신체 표피 각질 세포에서 7-dehydrocholesterol이 자외선에 노출되며 생성된다.9,14) 최근 실내 생활의 비중이 높아져, 성인뿐만 아니라 소아에서 비타민 D 결핍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에 본 연구는 한국 소아청소년에게서 비타민 D와 OSAS의 관련성을 확인해 보고자 한다.15)
대상 및 방법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본원에서 수면호흡질환이 의심되어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한 5세 이상 17세 이하의 소아 중 수면다원검사가 종료된 당일 아침 공복상태에서 혈중 25(OH)D를 측정한 소아를 대상으로 후향적 연구를 시행하였다. 의무기록 및 환자 정보 사용과 관련하여 본 연구기관의 연구윤리심의위원회의 승인을 받았다(EMCS 2021-01-014). 수면다원검사 상 시간당 무호흡 및 저호흡의 발생 횟수를 무호흡-저호흡지수(apnea-hypopnea index, AHI)로 정의하고, AHI 1 이상인 경우 OSAS로 진단하였다. 경구용 비타민 D 영양제를 복용 중이거나, 수면다원검사에서 중추성 수면무호흡증, 기면증 및 기타 수면행동장애로 진단된 경우, 다운증후군 등 유전질환 및 안면기형이 동반된 경우, 본 연구에서 제외되었다. 대상자들의 체중은 대한소아과학회의 2007년 소아청소년 표준성장도표를 기준으로 소아의 성별, 연령에 따른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가 95 백분위수 이상일 경우 비만으로 정의하였고, 비만군과 비만이 아닌 군(정상-과체중군)으로 분류하여 하위집단 분석을 시행하였다. 또한 연령 및 성별에 따른 BMI z-score(age- and gender-specific z-score)를 산출하여 상관관계 분석에 적용하였다. 대한민국은 사계절이 비교적 분명한 지역으로 계절에 따라 일광 노출량의 차이에 따라 혈중 25(OH)D의 양에도 차이가 있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하여, 계절에 따라서도 비타민D와 OSAS의 관계를 확인해 보고자 하였다.16)
통계학적 분석은 IBM SPSS Statistics 23(IBM, Armonk, NY, USA)를 이용하였다. 정규성 검증을 통과하지 못한 경우 연속 변수의 비교에는 Mann-Whitney-U test를 시행하였으며, 연속 변수의 경우 Fisher’s exact test를 시행했다. 25(OH)D와 AHI, 평균 산소포화도(average oxygen saturation, SpO2 mean), 최저 산소포화도(minimal oxygen saturation, SpO2 nadir) 간의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Spearman 상관계수(Spearman correlation coefficient)를 산출하였고, 체중에 의한 영향을 배제하기 위해 BMI z-score로 보정한 편상관계수(partial correlation coefficient)를 산출하였다. 통계적 유의성은 p-value가 0.05 미만일 때 의미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결 과
총 109명의 소아가 이번 연구에 포함되었다. 성별에 따라 남자가 74명(67.9%), 여자 35명(32.1%)였고, 평균 나이는 107.9±41.6개월, 평균 BMI는 20.9±5.9였다(Table 1). 전체 환아 중 25(OH)D가 20 ng/mL 미만으로 측정되어 비타민 D 결핍으로 확인된 환아는 65명(59.6%)이었다. 비만과 정상-과체중으로 분류하였을 때, 비만군이 40명, 정상-과체중군은 69명이었다. 수면다원검사상 비만군은 정상-과체중군과 비교했을 때, AHI 및 앙와위 AHI(AHI supine)이 유의하게 높았고, 산소포화도 저하 지수(oxygen desaturation index, ODI), SpO2 mean, SpO2 nadir는 유의하게 낮았다(p‹0.05; Table 1).
전체 환아를 대상으로, 혈중 25(OH)D와 조사한 항목들 간 상관분석을 시행했을 때, 혈중 25(OH)D는 AHI non-supine을 제외한 AHI, AHI obstructive, AHI hypopnea, AHI supine, BMI z-score, 연령과 낮은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Table 2). 그러나, BMI z-score로 비만도를 보정하여 시행한 편상관분석에서는 혈중 25(OH)D와 AHI는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비만군의 경우, 혈중 25(OH)D는 AHI obstructive와 유의한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p=0.02; Table 2). 한편, 정상-과체중군에서 25(OH)D는 모든 수면다원검사 변수에서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5(OH)D: 25-hydroxyvitamin D, BMI: body mass index, AHI: apnea-hypopnea index, AHI obstructive: obstructive portion of apnea-hypopnea index, AHI hypopnea: hypopnea portion of apnea-hypopnea index, AHI supine: apnea-hypopnea index in supine position, AHI non-supine: apnea-hypopnea index in non-supine position.
수면다원검사 상 전체 환아 중 65명(59.6%)이 OSA로 진단되었다. OSA 군은 non-OSA군에 비해 BMI z-score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으며, 25(OH)D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았다(p‹0.05; Table 3).
OSA (n=65) | Non-OSA (n=44) | p-value | |
---|---|---|---|
25(OH)D (ng/mL) | 18.2±5.5 | 21.3±8.6 | 0.04* |
25(OH)D deficiency | 45 (69.2) | 20 (45.5) | 0.02* |
Age (month) | 109.8±43.9 | 105.0±38.1 | 0.56 |
BMI z-score | 1.4±1.1 | 0.7±1.0 | <0.001† |
계절에 따른 비교에서, 여름에 수면다원검사 및 혈중 25(OH)D 검사를 시행 받은 환아는 28명이었으며, 나머지 81명은 여름을 제외환 계절에 검사를 시행 받았다(Table 4). 여름에 검사를 시행받은 환아는 다른 계절에 검사를 시행 받은 환아에 비해 혈중 25(OH)D가 유의하게 높았으나(p‹0.01), BMI z-score, 연령 및 AHI는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p›0.05; Table 4).
고 찰
비타민 D는 지용성 비타민 중 하나로, 주로 음식으로부터 섭취되는 비타민 D2(ergocalciferol)와 햇빛에 노출되며 생산되는 비타민 D3(cholecalciferol)의 두 형태가 있다. 비타민 D2, D3는 간에서 대사되어 25-hydroxyvitamin D(25(OH)D)의 형태로 체내에서 순환되며, 이후 신장에서 활성형(1,2(OH)D or calcitriol)으로 바뀌어 체내에 작용한다.4,16) 혈청 25(OH)D는 체내 비타민 D를 반영하는 척도이며, 대부분의 사람에서는 햇빛 노출이 비타민 D의 주된 공급원이다. 주로 혈액내 25(OH)D 농도가 20 ng/mL 이하일 때 비타민 D 결핍으로 여겨지며, 그 원인으로는 높은 위도, 비만, 실내 생활 및 제한된 햇빛 노출로 알려져있다.16,17) 이러한 비타민 D는 칼슘과 인의 항상성을 조절하며, 인슐린 수용체의 발현을 자극하는 역할을 해 부족할 경우 인슐린 저항성 및 대사증후군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8-21) 대사증후군은 복부지방, 고혈압, 고지혈증, 고혈당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군으로 성인 OSA뿐만 아니라, 소아 OSA와의 관련성도 보고되고 있다.22) 이러한 점을 바탕으로 OSA와 비타민 D 의 관련성에 대하여 생각해볼 수 있다.
이와 관련된 Turer 등의 연구에서 환아들을 체중에 따라 정상 체중군, 과체중군, 비만군, 고도 비만군으로 나누었을 때 비타민 D의 결핍이 각각 21%, 29%, 34%, 49%로 나타나 비만할수록 비타민 D의 결핍이 높았다. 또한 고도 비만을 보이는 환아 중 인종에 따라 백인, 라틴계, 아프리카계 미국인에서 각각 27%, 53%, 87%에서 비타민 D 결핍을 보여 인종간 차이가 있음을 보고하였다.23) Codoner 등의 연구에서도 마찬가지로 비만아들은 정상 체중 환아들에 비해 평균 혈중 25(OH)D가 확연히 낮았으며, 비만군의 30%에서 비타민 D가 부족했다고 보고하였다.24) 또한 비만아들 중 비타민 D 결핍이 있는 환아들은 산화 스트레스(oxidative stress), 전신 염증과 관계된 malondialdehyde, myeloperoxidase, 3-nitrotyrosine, interleukin-6, and sVCAM-1이 상당히 증가되어 있었음을 밝혀 소아 OSA와 vitamin D 결핍에 전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보고하였다. Reyman 등의 연구에서는 비타민 D가 결핍된 비만아에서 그렇지 않은 비만아들보다 낮은 인슐린 감수성을 보였다. 비만아에서 비타민 D의 결핍과 인슐린 저항성은 다중회귀분석에서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다.11) 또한, 비만아 중 비타민 D 결핍된 환아에서 cathepsin S, chemerin, soluble vascular adhesion molecule(sVCAM)과 같은 염증매개물들이 유의하게 증가됨을 보고하였다. 이같이 다수의 연구에서 비만도가 비타민 D 결핍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또한 전신 염증의 소견을 함께 보여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였다.
수면무호흡증과 비타민 D의 관계에 대한 연구로서, Kheirandish-Gozal 등은 아프리카계 미국인(African-American), 비만아 및 수면무호흡 환아에서 25(OH)D가 유의미하게 낮았다고 보고하였다.6) 혈중 25(OH)D와 BMI z-score, hsCRP, HOMA-IR 및 AHI, SpO2 nadir가 선형연관(linear association)을 보였으며, 특히 AHI, SpO2 nadir는 여러 잠재적 교란요인(potential confounder)을 보정해도 혈중 25(OH)D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였다. Al-Shawwa 등은 비타민 D 결핍은 수면시간을 단축시키고, 수면효율을 떨어뜨리는 등 수면의 질을 저해함을 보고 하였다.25) OSAS로 인해 수면 시간의 증가 및 활동량 감소로 인한 야외 활동 및 햇볓 노출 감소로 인한다는 설명이 그 하나이며, 비타민D의 결핍은 골격근을 약화시키기에 인두확장근(pharyngeal dilating muscle)에도 영향을 미쳐 수면 중 상기도 폐쇄가 잘 일어날 것이라는 가설도 제기되고 있다.26,27) 또한 지방 조직에서 발현되는 비타민 D 수용체(vitamin D receptor), 식이 습관 및 운동량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의견도 있다.28,29)
본 연구에서도 비만군에서 정상-과체중군에 비해 혈중 25(OH)D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았으며, OSA군이 non-OSA군에 비해 혈중 25(OH)D가 유의미하게 낮았다. AHI를 비롯한 PSG의 매개변수들과 25(OH)D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BMI z-score로 체중을 보정하면 AHI 중 폐쇄성 AHI가 유의미하게 음의 상관관계를 보여, OSA의 중증도가 비타민 D 결핍과 관련성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앞서 언급된 대부분 African American이나 Caucasian 군으로 진행되었다. 이에 본 연구는 Asian을 대상으로 하였다는 점에서는 그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이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한계점을 가진다. 먼저, 연구에 포함된 환아의 수가 적었으며, 특히 하위집단 분석 시 통계적 어려움이 있었다. 다음으로, 본 연구는 후향적 연구로 각 환아의 야외 활동량을 측정하지 못해 햇볓의 노출 정도를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웠다. 또한 식이의 종류에도 비타민 D의 섭취량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영양제 형식의 비타민 D 섭취 환아는 연구에서 제외하였으나, 식이의 종류까지 조사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Rodroiguetz 등의 연구에서는 음식 섭취보다 비만이 비타민 D와 더 큰 연관이 있음을 보고하기도 하였다.30)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는 OSA 및 비타민 D 결핍과의 관련성이 알려진 전신 염증, 인슐린 저항성(HONMA-IR)을 비롯한 대사증후군의 표지들이 포함되지 못했다. 향후 더 많은 환아들을 포함하며, 전신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수 있는 표지들을 이용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